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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 ‘감산 카드’ 복잡한 셈법
···전기요금 더 오르고 수요는 잠잠

  • 송고 2023.11.13 15:57 | 수정 2023.11.13 15:58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전기요금 1원 인상에 생산원가 100억원↑

인상요인 증가·수요부진 가격인상 어려워

철강사, 심야전기 사용·감산 등 대응책 고민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제공=현대제철]

전기요금이 다시 오르면서 전기로를 운영하는 철강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반기 들어 철광석 등 원자재가격이 오른데다 전기요금마저 오르면서 H형강, 철근 등 전기로에서 생산되는 철강재들의 가격인상 요인은 더 많아졌으나 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부진 지속으로 가격을 올리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철강사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추가적인 감산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9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산업용 중에서도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갑) 요금은 동결하는 대신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kWh당 평균 10.6원 인상했다.


산업용(을) 중에서도 고압A(3300~6만6000V 이하)는 kWh당 6.7원 올리는데 반해 고압B(154kV), 고압C(345kV)는 13.5원 올렸다.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올린 한전은 이번 인상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도 3차례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에너지가격 상승에도 국민 부담을 감안해 전기요금 상승폭을 최소화함에 따라 한전의 올해 상반기 부채는 2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재정적인 부담이 가중돼왔다.


가정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려 격차를 좁힌다는 것. 하지만 철강사 입장에서는 부진한 시황에 전기료 부담까지 가중되며 실적 악화에 대한 고민도 깊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전기료가 kWh당 1원 오르면 생산원가는 100억원 정도 늘어난다고 밝혔다. 올해 인상분만 반영해도 현대제철이 전기료 인상에 따라 추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3000억원을 웃돌게 된다.


비용부담이 늘어나면서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 전기로 가동을 중단하는 등 생산량 감축을 통해 손실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12월 초까지 전기로 대보수 일정이 잡혀 있어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 내용이 와전된 것 같다”며 “통상적으로 건설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드는 동절기에 맞춰 전기로 대보수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전기료 인상에 따른 감산 움직임은 없다. 다만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생산량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감산에 대한 고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다수의 전기로를 운영하는 철강사들은 이미 값싼 심야전력을 이용하기 위한 야간작업을 실시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보다 전기료가 더 오르면 원가부담은 더 늘어나는 딜레마가 발생하는 이유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H형강 출하량(207만톤)은 전년동기 대비 13.2% 감소했고 철근(695만톤)도 4.6% 줄었다. 9월 출하량은 H형강이 18%, 철근이 13.6% 줄어드는 등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동절기에 접어드는 건설 시장이 올해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년에도 제한적인 회복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3분기 전국 착공면적은 1627만9000㎡로 전년동기 대비 44.2% 급감했으며 동수(2만7825동) 기준으로도 23.2% 줄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착공면적은 679만2000㎡로 전년동기 대비 50.7% 감소했고 지방(948만6000㎡)은 38.4% 줄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원가가 오르더라도 수요가 뒷받침되면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겠지만 현재는 수요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라며 “전기로를 운영하는 철강사 뿐 아니라 전기요금 인상은 모든 제조업에 원가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H형강과 철근의 주 수요산업인 건설업종의 경우 내년에는 총선을 앞두고 SOC 사업이 일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나 이를 제외한 민간 부문 수주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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