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근 수입량 15% 증가…H형강 93% ↑
고로 생산 가격 저렴…韓, 전기로 친환경 생산
현대 프리미엄 ‘H CORE’…동국 ‘국내 최초’ 기술력
중국산 저가 봉형강(철강 종류 중 하나)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의 대응전략이 시급하다. 국내 철근(봉강) 및 H형강 시장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1, 2위 생산업체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양사는 친환경·프리미엄 제품으로 중국산 공세에 맞설 방침이다.
18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산 철근은 16만6888톤 수입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H형강은 10만576톤 수입돼 93.2% 급증했고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량(6만9177톤)을 넘어섰다.
올해 중국산 철근과 H형강의 수입 증가 요인으로 가격 영향이 꼽힌다. 중국은 국내와 달리 대부분 철근과 H형강을 고로(용광로)에서 생산한다. 고로는 철광석을 녹여 만든 쇳물을 굳혀 반제품과 완제품을 만드는 일괄 생산방식으로 원가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철광석을 녹일 때 환원제로 석탄이 사용된다. 대량의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친환경 기조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전기로 사용해 친환경 제련 기술로 ‘철근’과 ‘H형강’을 생산한다. 고철(철스크랩)을 전기를 쓰는 전기로로 녹여 이 제품을 만든다. 전기로는 고로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낮다. 조강(쇳물) 1톤을 생산할 때 고로에선 평균 2톤의 탄소가 배출되지만 전기로는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고품질 프리미엄 제품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7년 출시한 철강 브랜드 ‘H CORE’를 프리미엄 건설용 강재 브랜드로2022년 재출시했다. H CORE 제품은 일반 강재보다 용접성·내식성·내충격성 등이 우수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H CORE 철근과 H형강은 내진 설계에 적용 가능한 고강도 강재다. 일례로 일반 H형강(SM355)에 비해 강도가 30% 강할 뿐만 아니라 내진 성능도 있어 더 적은 양으로 지진 충격을 흡수하고 견딜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내진 강재 수요를 타깃으로 기획됐다. 국내 건축법 시행령 제32조제2항에 따라 내진설계 의무대상이 확대돼 2017년 12월부터 ‘2층 이상 또는 연면적 200제곱미터 이상 모든 주택’에 내진 설계를 하도록 돼있다.
동국제강도 고강도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0년 국내 최초로 내진철근 개발에 성공했고 2016년엔 국내 최초로 내진철근 KS 인증을 취득했다. 이후 2020년 국내 최초로 항복강도 1기가파스칼(GPa)급 ‘기가철근’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에서 개발된 철근 중 최고 강도의 제품이다. 기가철근은 1센티미터제곱당 중형차 8대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철근으로 범용으로 쓰이는 일반 철근(SD400)보다 강도가 2배 이상이다.
H형강도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H형강과 ‘DK-DecK’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DK-Deck은 H형강 표면에 다양한 무늬와 엠보싱을 새긴 제품으로 공사현장 복공판 제작에 쓰인다. 업계에서는 국산 철근과 H형강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뿐만 아니라 일본산도 엔저로 인한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국내 수입이 늘었다”며 “중국과 일본의 수출을 막을 길은 없으나 정부가 국산과 마찬가지로 품질 검사를 엄격하게 한다던지, 관세를 부과한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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