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간 3번의 유조선 나포 발생…호르무즈 해협 불안심리 증폭
정유업계 "휘발유 공급가격 1500원, 판매가격 1600원 육박할 것"
휘발유 가격이 이번달 중 1600원을 넘어선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달 말 호르무즈해협에서 한달 새 3번째 유조선 나포가 발생한 영향이다.
6일 정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이라크 선박 1척과 선원 7명을 억류했다. 이 유조선이 인근 아랍권 국가로 경유 70만 리터(ℓ)를 밀수하려 했다는 게 이유다.
유조선 나포 발생은 최근 3주 만에 3번째다. 7월 13일 이란은 석유 100만 리터 밀수 혐의로 파나마 유조선을, 하루 만에 불법항해를 이유로 영국 유조선을 억류했다.
올해 들어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유조선 나포가 발생했다. 5월 중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4척이 정체불명의 공격을 받았고, 한 달 뒤인 6월 13일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아 불탔다.
이 기간 유가는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았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월 13일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2% 상승에 그치며 큰 변동없이 장을 마감했다. 다만 장중에는 4%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문제는 유조선 운임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32%가 넘나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수송로다. 당시 유조선 선주와 선장들이 호르무즈해 항해를 거부하는 사태까지도 발생해 이동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기간 중동에서 한국으로 원유를 실어나르는 초대형유조선 한 척당 편도 운임은 14% 가까이 오르며 불안심리를 반영했다.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이 시점과 맞물린다. 6월 넷째주에만 해도 전주 대비 하락가를 기록했던 석유제품 공급 가격은 7월 둘째주 들어 휘발유와 경유 모두 리터당 55원 가량 상승했다. 중동발 유조선이 한국에 들어와 기름값에 반영되기까지는 약 3주의 시간이 걸린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는 8월 중 석유제품 공급가격과 판매가격이 모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3번째 발생한 유조선 나포에 불안감이 증폭됐다고 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7월 둘째주의 상승폭을 반영했을 때 이르면 8월 3주에는 휘발유 공급가격이 리터당 1500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공격은 5월부터 매달 발생한 꼴이어서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대한 불안 심리가 증폭된 상황"이라며 "운임 상승 곧 원가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에 석유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농후해 휘발유 가격은 8월 중 160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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