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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빠지는 달러 예금…은행, 외환 관리 비상

  • 송고 2024.04.23 14:16 | 수정 2024.04.23 14:17
  • EBN 김덕호 기자 (pado@ebn.co.kr)

원·달러 환율, 전년 말 대비 7% 급등

원화 가치 ‘금융위기’ 보다 급격히 하락

달러 투자자 ‘달러 예금’ 해지…환차익 수요

[제공=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7% 이상 급등하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6.9%)과 2009년(5.8%)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환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달러 예금 인출이 늘면서 금융사들은 외화환산손실 관리에 나서고 있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377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 종가(1288원)과 비교하면 7% 가까이 높은 수치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 중 한때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8.7% 이상 급등한 수치이며, 장중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것은 △1997~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광폭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4번째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자 달러 자산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환율 변동 폭이 커진 지난달부터 달러 예금 보유 고객들의 계좌 해지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이 보유한 국내 거주자 달러화 예금 잔액은 775억9000만달러로 전달(778억7000만달러) 대비 2억8000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환차익 실현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로 추정된다.


달러화 예금 감소세는 이달 더 급격해졌다. 지난 18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은 558억6560만달러로 전월말(573억7760만달러) 대비 15억1203만달러 급감한 것이다.


약 3주간 빠져나간 달러 예금이 지난 3월 전체 외국환은행 달러 예금 감소분(2억8000만달러)의 5.4배에 이른다. 투자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달러당 1400원대를 기록하자 원화 환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환율 급등은 금융사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당면한 문제는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이다. 또한 환율이 오르면 외화 사채의 원화 환산 부채 규모가 늘어나고, 이는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각 증권사들은 금융사들이 1분기에만 약 200억~800억원 수준의 환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별로는 △하나금융 628억~799억원 △기업은행 280억~500억원 △우리금융 200억~470억원 등이다.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각 금융사들이 외화 대출, 통화 파생 상품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외화 자산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에 변동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는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으로 이어진다.


원화 약세, 달러 강세 흐름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의 환율 변동은 한국·미국·일본 등 각 국 금융수장들의 구두개입으로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기준금리 향방’ ‘지정학적 불안정성’ 등 급등 요인이 여전히 남아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높은 수준의 환율이 장기간 이어지는 것은 금융권 건전성 관리에 적지 않은 부담”이라며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없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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