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30위권도 증권사가 28개 쓸어담아…은행은 2개에 그쳐
"머니무브는 글쎄"…계좌이동 문의 거의 없어
첫 공개된 증권사와 은행의 최근 3개월간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 수익률에서 증권사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위를 증권사가 다 쓸어담았을 뿐만 아니라 상위 30위권으로 범위를 확대해봐도 은행권은 단 2개의 MP(모델포트폴리오) 상품만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나머지 28개는 고스란히 증권사 몫이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개월 간(4월 11일∼7월 11일) 15개 증권사의 116개, 4개 은행의 34개 등 150개 ISA MP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증권사의 MP 상품들이 상위 10위권을 모두 석권했다.
상위 20% 범위인 수익률 상위 30위권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은행권에선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두 개 MP 상품만이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위권 MP 상품 중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의 MP 상품이 수익률 1∼4위를 모두 쓸어 담았다. 상품별 수익률을 보면 '메리츠ISA고수익지향형B'가 3.58%, '메리츠ISA성장지향형B'가 3.18%, '메리츠ISA성장지향형A'가 3.05%, '메리츠ISA고수익지향형A'가 2.91%를 기록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출시 이후 누적 수익률은 4∼5%로 더 높고 특히 '메리츠ISA고수익지향형B'는 5.11%로 전체 누적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수익률 1위를 기록한 '메리츠ISA고수익지향형B'의 경우 글로벌핼스케어, 해외 이머징(베트남), 미국 선진국 등 해외주식형펀드 80%, 배당혼합형(채권) 20%로 구성돼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상품 출시 이후 해외 주식시장 특히, 베트남 시장의 선전이 수익률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5위는 HMC투자증권의 '수익추구형 B2(신흥국,대안투자형)'로 2.8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의 출시 이후 누적 수익률은 5.04%로 전체 2위에 해당한다.
반면 은행이 출시한 ISA 상품들의 성과는 극도로 부진했다. 전체 증권사의 MP 평균 수익률은 0.91%로 은행(0.37%)보다 2.5배 높았다.
150개 MP 중에서 3개월간 2%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MP는 14개에 그쳤으며 이 중 은행의 MP는 2.05%의 수익률을 올린 'IBK기업은행 고위험 스마트 모델포트폴리오'가 유일했다.
3개월간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던 MP 상품은 대신증권의 '대신ISA국내형고위험랩'으로 ―1.49%의 손실을 봤다. 신한은행의 '신한은행일임형ISA MP(고위험 A)'가 ―1.46%, 대신증권의 '대신 ISA 국내형 초고위험랩'가 ―1.38%의 손실을 냈다. 모두 초고위험, 고위험 상품이지만 운용 수익은 부진했다.
증권과 은행의 ISA 수익률 통합 비교 공시가 처음으로 이뤄지고 지난 18일부터 ISA 가입자가 신탁형, 일임형 등 다른 유형으로 이전하거나 금융사를 변경할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허용돼 '머니 무브(자금이동)'가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의 ISA 계좌수와 가입자수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수익률은 저조하기 때문이다. 15일 기준 ISA 계좌수는 은행이 214만3000개(90%)로 증권사 23만7000개(10%)의 9배나 많다.
그러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는 머니무브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18일 계좌이동제가 허용됐지만 업장에서는 관련 문의가 전무했다. 은행이랑 통합 비교 공시가 처음 나온 오늘도 마찬가지"라며 "아직 3개월밖에 되지 않은 만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은행권의 ISA 가입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대부분 1만원 안팎의 깡통계좌인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ISA 상품에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또한 3개월 수익률을 갖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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