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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시움, 아너힐즈, 블레스티지...'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히세요?

  • 송고 2016.09.27 16:53 | 수정 2016.09.27 16:53
  •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강남 아파트 단지, 차별·고급화 요구에 '외래어·신조어' 남발

과도한 짜깁기 오히려 의미 퇴색 비판

블레스티지, 아너힐즈, 루체하임, 그라시움. 언뜻 보면 그럴듯한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 외계어들이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 아파트를 중심으로 의미가 모호한 아파트 이름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단지의 차별화와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입주민들의 요구가 높아지며 쥐어짜내는 듯 결정한 아파트 이름은 오히려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데다, 주민들의 피로까지 동반하고 있다.

강남발 재건축 돌풍의 시발점이었던 개포주공 2단지 '래미안 블레스티지'.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따르면 '블레스티지'는 축복의 의미를 가진 블레스(Bless)와 고품격, 특권, 명성을 의미하는 프레스티지(Prestige)의 합성어로, 축복받은 특권의 단지라는 뜻이다. 향후 4만1000여 세대가 들어서는 개포지구 내에서 최고의 주거단지로 조성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포주공 3단지의 명칭은 '디에이치 아너힐즈'. 현대건설은 명예와 영예를 의미하는 '아너(Honor)'와 개포공원, 대모산, 양재천 등 인근의 쾌적한 자연환경을 나타내는 '힐즈(hills)'를 결합해 단지명에 차별화를 뒀다. 현대건설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인 디에이치 최초의 분양 단지인 만큼 기존 아파트와는 다른 최고급 마감재와 인테리어 및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개포지구 일원현대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루체하임'은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와 독일어의 만남이다. 이탈리아어의 빛, 밝음, 빛남이라는 뜻의 루체(Luce)와 독일어로 주거, 집을 뜻하는 하임(Heim)을 결합해 '빛나는 당신을 위해 마련한 아늑한 보금자리'라는 다소 구차하게 의미를 담았다.

오는 30일 견본주택 오픈을 앞둔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의 이름은 '고덕 그라시움'이다. 대국민 공모전까지 거쳐 선정한 이 단지의 이름은 영어와 라틴어의 합성이다. 품위 있는, 우아한이란 뜻의 영어인 '그라시우스(gracious)'와 건축물을 의미하는 라틴어 '움(Um)'을 합한 합성어로,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담은 프리미엄 주거공간'을 뜻한다고 한다. 특히 덕이 높은 동네라는 뜻의 고덕동(高德洞)과도 의미가 일맥상통하고 '고덕'의 영문인 G이니셜이 들어 있어 조합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들 단지 명칭은 모두 사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신조어들이다. '에듀', '익스프레스' 등 입지를 강조하는 신도시 단지 명칭과 달리, 강남 아파트의 경우 '강남'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고급스러운 단어를 총동원해 서브네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미 출범 10년을 훌쩍 넘긴 '래미안'이나 '푸르지오'와 같은 건설사 브랜드로는 차별화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신조어, 외계어의 남발로 단지의 정체성이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개포동 G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단지는 최고급임을 주장하면서 정작 단지 명칭은 조잡한 영어 조합으로 만든 것이 넌센스"라며 "주민들의 눈높이가 올라간 만큼 정체불명의 영어단어로 자부심을 느낄 주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체불명의 아파트 이름으로 주민들의 항의 사례가 빚어진 곳은 송파 '헬리오시티'가 대표적이다.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헬리오시티는 빛과 태양을 뜻하는 '헬리오(Helio)'와 도시(City)를 합한 것으로 '빛의 도시'라는 의미. 다만 '헬조선'처럼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헬'이 단지명에 들어가며 아파트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바뀌진 않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이름의 서브네임과 펫네임 등은 네이밍마케팅의 일종"이라며 "최근 서브네임이 유치하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를 지지하는 주민들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신선한 명칭을 위해 대대적인 명칭 공모를 늘리는 등 여러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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