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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석헌 전 금감원장 “무비자 제주에 초국경금융 센터 만들자”

  • 송고 2024.06.26 15:54 | 수정 2024.06.26 16:34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초국경-역외금융센터 제주, 한국판 케이맨 제도·버진아일랜드化
“국제간 자금중개 역할로 제주 韓경제 주요 중심지 부상 가능”
부산 해양금융-제주 역외금융-여의도 상업금융·국제금융과 연결
금융당국 퇴직자-대기자-금융경력자, 제주 역외금융 설계 가능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사진=EBN]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사진=EBN]

산업은행 부산 이전법에 이어 ‘부산금융거점화 패키지법’까지 등장했다. 부산행 바람이 거세다.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까지 부산으로 옮기자는 입법 드라이브가 걸렸다.


국회는 지방 균형 발전과 지방 경제 활성화란 미명을 제시하지만 아직 낯설다. 물론 국내 최대 항만 거점이란 면에서 부산이 가진 지정학적 자산 가치는 분명 있다.


이런 때에 우리섬 제주가 초국경금융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관측하는 인물이 있다.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이다. EBN은 윤석헌 전 금감원장을 만나 지방 경제와 국경을 뛰어넘은 ‘역외금융센터’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제주는 국내 유일한 무비자 지역이다.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몰리는 이유다. 우리 정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세계 최대 관광시장인 중국 겨냥을 위해 1998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도를 무사증 입국지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제주는 외국인의 여행으로 경제 성장이 봇물 터지듯 터졌다.


그것과 초국경금융, 즉 역외금융(offshore)과 무슨 관계일까. ‘역외금융센터’란 쉽게 말해 해당 지역에 살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다. 자금 중개로 보면 된다.


윤석헌 전 원장은 역외금융이 해외 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국내에 들여오지 않고 해외거래처에 직접 대출해 주는 금융방식인 만큼 무비자 지역인 제주와 가장 잘 맞는 사업 형태로 보고 있다. 역외금융의 매력은 무엇일까.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비거주 역외기업에 대한 상업적 서비스 제공과 해외 펀드의 투자에 특화된 점이다.


세계 대표 역외금융지역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EBN 자료 사진]

세계 대표 역외금융지역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EBN 자료 사진]

여기에 더해 섬으로서 제주의 가치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윤 전 원장은 말한다. 국내 금융의 깨알 같은 규제에서 멀리 떨어져 특별자치도로서 자율행정과 독립 운영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참에 윤 전 원장은 해양금융과 지역경제 중심지인 부산광역시와 함께 제주로도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연 한국의 금융 중심지는 여의도다. 윤 전 원장은 부산과 제주는 여의도와 연결돼 국가 전체 금융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스포크앤허브(spoke and hub) 전략을 이제 구사할 때라고 했다. 부산은 해양과 선박금융, 제주는 초국경(cross-border)금융에 각각 집중해 여의도의 상업금융과 기업금융 및 정부 기관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금융권과 온라인 미디어에 따르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가 전 세계에서 역외회사가 가장 많은 곳이다. 70만개 이상이 설립돼 현재 45만개 정도가 활동 중이다. 글로벌에서 역외회사는 110만개로 추정되는데, 42%가 이곳에 집중돼 있다. 케이맨 제도도 유명한 초국경금융 지역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역외자금이 몰려 있다.


파나마 지역도 예전에 역외회사가 많았다. 하지만 1989년 12월 20일 미국의 파나마 침공으로 역외자금이 대거 이탈한 이후, 지금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이어 2위이다. 삼성물산도 첫 해외 법인을 파나마에 등록했고 공장은 도미니카공화국이나 코스타리카 등지에 두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외 일본,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도 복수의 금융중심지 조성을 논의 중이다.


윤 전 원장은 역외금융센터에 대한 자금세탁과 탈세 등 부정적 이미지가 있었지만 세계 경제 지평이 달라진 현재 제주의 전략적 가치를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원장은 “제주가 국제간 자금중개라는 긍정적 포지션에 집중하는 초국경 금융센터가 되어 동아시아 금융서비스 공급망 재편에 역할을 맡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케이맨 제도도 유명한 초국경금융 지역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역외자금이 몰려 있다. [EBN 자료 사진]

케이맨 제도도 유명한 초국경금융 지역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역외자금이 몰려 있다. [EBN 자료 사진]

현재 홍콩이 국가보안법과 코로나 후유증으로 존재감을 잃고 있다는 점도 한국에 기회로 작용한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홍콩은 자국내 반중 활동을 처벌하는 국가보안법을 시행하면서 상당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싱가포르로 향한 상태다.


세계 각국 도시 금융경쟁력을 측정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가 이를 말해준다. 지난해 싱가포르가 홍콩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올랐고 서울은 11위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이 미래부상 가능성 1위를 달성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게 윤 전 원장의 당부다. 서울이 향후 주목할 만한 금융 도시로 손색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럴 때 서울과 부산, 제주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국가 전체 금융 경쟁력을 함께 밀어 올려야 한다는 게 윤 전 원장 주장의 요지다.


또한 윤 전 원장은 “한국 경제의 발 빠른 성장과 발전은 제조업과 수출이 받쳐준 덕분인데 금융업은 단지 이들 산업 지원 수단에 불과하다는 인식 속에서 금융업 발전이 더딘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는 제조업과 수출의 국제경쟁력 지속 가능성을 확답할 수 없어 금융업의 대안 가치가 커졌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금융업의 중요성을 다시 살피고 제주의 지정학적, 전략적 가치를 다시 점검할 때”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경협에 따르면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국내 기업들의 제조업 경기 전망은 어두워지고 수출도 최근 한 달 만에 부정적으로 전환했다.


윤 전 원장은 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다수 퇴직자, 무보직 대기자와 금융업 경력자들이 제주역외금융센터 설립과 제도 설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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