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사모펀드 '손질' 예고, 실효성은

  • 송고 2020.06.30 15:05
  • 수정 2020.06.30 15:06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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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 "국가 기관이 들여다 보는 게 사모펀드 성격과 맞지 않아"

"점검 필요하지만…당국 아닌 별도 기구 설립 필요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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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에 이어 옵티머스 사태까지 사모펀드를 둘러싼 금융 사고가 연일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1만건 전수 조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관건은 사모펀드 조사의 실효성 확보다. 그간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관련 점검을 진행해왔지만 옵티머스 사태가 발생한 만큼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빠르면 이번주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사모펀드 전수조사와 관련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다만 세부적인 조사 가닥은 잡히지 않았다.


조사 대상 사모펀드 역시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전체 사모펀드 건수가 많아 전체 조사 착수시 물리적 한계에 부딪힐 수 있어서다. 시장 내 등록된 사모펀드가 1만건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조사 착수 담당 인원이 30여명 남짓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등록된 사모펀드는 총 1만282개다. 이중 환매 연기로 문제된 사모펀드는 300여개다.


문제는 사모펀드 관련 현황을 당국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왔다는 점이다. 옵티머스 사태는 금감원이 사모펀드 현황을 공개한지 약 2달여 만에 발생했다.


앞서 금융위와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이는 라임 사태 이후 나온 첫 사모펀드 관련 방안이다.


올해 4월 당국은 투자자보호에 방점을 두고 시장규율 강화, 투자자보호 취약구조 보완, 감독·검사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최종안'을 발표했다.


발표에는 금융당국의 감독·검사 강화를 위한 상시 모니터링 내용이 담겼다. 감독·검사를 위해 당시 당국이 내놓은 방안은 자산운용사 동향, 펀드 판매동향 등의 모니터링 실시, 이상 징후 발견시 사전 예방적인 검사 진행 등이다.


증권가는 사모펀드 점검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으나 실효성 여부에는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증권가 A씨는 "일단 사모펀드 갯수가 너무 많고 여기에 각 상품별로 담긴 투자처 등을 살펴보려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너무 많다"며 "그 과정에서 제대로된 점검이 진행될지, 또다른 사모펀드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B씨는 "사모펀드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관리 감독하는 방향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점검 자체를 당국 혼자 들여다 보는 것 자체가 올바른 방안인지 아니면 별도의 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좋은지 등을 생각해 봐야 한다"며 "국가 기관이 들여다 보는 게 사모펀드 성격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각에는 시장 원리를 믿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C씨는 "사실 사모펀드는 과거 '규제가 너무 강하다'에서 규제를 풀어주면서 시장이 열린 경우인데 다시 사모펀드를 옥죄야 한다는 시각은 다소 극단적"이라며 "사모펀드 시장을 인위적으로 키울 필요도, 죽일 필요도 없이 시장 참여자나 투자자 등이 매력을 느끼면 시장주의와 자본주의에 따라 사모펀드 시장은 자연스럽게 발전 또는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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