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리스크·사법리스크 동시다발…창사 이래 최대 위기 맞은 삼성

  • 송고 2020.06.07 16:59
  • 수정 2020.06.07 16:59
  • EBN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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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신경영 선언' 27주년 맞았지만 '총수 부재' 우려에 침울한 삼성

삼성 "위기 극복 위해 경영 정상화 시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EBN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EBN

삼성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와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사업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에서는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총수 부재 사태까지 겹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7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신경영 선언'을 한지 27주년을 맞았지만 최근 동시다발로 터진 대내외 경영 악재에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보냈다.


공교롭게도 오는 8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돼있어 그룹 전체가 긴장에 휩싸인 분위기다.


삼성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유명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지난 2016년 말부터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건 연루에 이어 노조 와해 의혹,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로직스 회계 의혹 등이 이어지며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뇌물 혐의로 2017년 2월 구속됐다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이후 경영 보폭을 조금씩 넓히던 이 부회장은 지난달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삼성으로의 변화를 다짐했다.


이 부회장 구속 기간 내내 사실상 중단됐던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석방 이후 △미래 성장사업 180조원 투자(2018년 8월)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 133조원 투자(2019년 4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13조1000억원 투자(2019년 10월) △평택캠퍼스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 약 10조원 투자(2020년 5월) 등이 이뤄졌다.


그러나 검찰이 최근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이 부회장을 다시 조사하고 나서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 부회장이 삼성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계열사 합병과 분식회계를 계획하는 등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본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해 지난 4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오는 8일 영장심사 결과 재구속이 결정될 경우 삼성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 내부는 물론이고 재계에서는 오너십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은 이날 공식입장문을 통해 "삼성이 위기"임을 인정하며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경영이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될 경우 삼성이 최고 임원진과 이사회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글로벌 네트워킹이나 신사업 투자, 인재 확보 등 핵심 경영 활동은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삼성은 이미 많은 타격을 입었다"며 "유무죄를 확실히 가려 앞으로 지지부진한 수사에 따른 더 이상의 피해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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