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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음모론 최대 수혜자

  • 입력 2020.06.04 08:13 | 수정 2020.06.04 11:02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청와대 소환설에 DLF소송·차기원장 하마평…'윤석헌 흔들기'

금융감독자 필수 자격 조건은 '자리욕심' 아닌 사명감·전문성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흔들기가 일고 있다. 차기 금감원장으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 민병두 전 의원, 최운열 전 의원 등이 차례대로 거론됐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흔들기가 일고 있다. 차기 금감원장으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 민병두 전 의원, 최운열 전 의원 등이 차례대로 거론됐다. '정부가 자리를 챙겨줘야 한다는' 제3의 인물이 등판할 수도 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이며 배후엔 누가 있을까.ⓒ연합뉴스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요즘 들어 끊이지 않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흔들기에 대한 얘기다. 최근 수개월간 차기 금감원장설에는 각계각층 인물들이 등장했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 민병두 전 의원, 최운열 전 의원 등이 차례대로 거론됐다. '정부가 자리를 챙겨줘야 한다는' 제3의 인물이 등판할 수도 있다.


지난 2년간 누군가의 금감원 원승연 부원장에 대한 '공격'이 윤 원장 흔들기로 전환됐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같은 흔들기는 과거엔 자극적인 사생활 거론, 흠집내기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진일보한 나름의 합리적 추론과 드러난 현상 등 적절한 외양을 갖추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로선 윤 원장은 특별한 '과'가 없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애꿎은 'DLF 사태'와 라임 펀드 사태를 윤 원장 흔들기 재료로 가져다 쓰고 있다. 윤 원장 흔들기 배후엔 누가 있을까 추정해본다. 윤 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가장 먼저 효익을 보는 쪽 말이다.


합리적 추론으론 은행권이 먼저 떠오른다. 우리나라는 은행의 산업적 비중과 역할이 압도적으로 크다. 쟁점과 규제에 있어서는 은행이 결단하고 변모해야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11년 만에 부활한 키코 분쟁 해결안과 4년 만에 재개한 종합검사,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제재, 라임 사태 분쟁조정과 선보상 같은 일이다.


증권사와 보험사도 다르지 않다. 증권사는 ELS와 부동산 PF에 대한 사업 규제에 대해 불만이 있다. 그리고 증권사를 은행만큼 신뢰하지 않는 금융당국이 편애한다고 느낀다. 보험사는 금감원이 보험료(가격)와 영업과 분쟁조정에 과도하게 개입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들을 '영업광(狂)' ‘욕심쟁이’로 치부하는 당국에 반기를 든다. 특히 쟁점으로 떠오른 즉시연금의 일괄지급 권고는 '관치금융'이라 맞선다.


이같은 긴장 이면엔 금감원과 금융사 이사회 간 갈등이 있다. 이사회는 쟁점에 대한 결단을 강요받고 있다. 유례없는 경영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 중 누군가는 고민할 지도 모르겠다. 금감원에 백기투항할 것인가, 대승적으로 결단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적은 무기(음모론)을 사용할 것인가.


흔들기 배후엔 또다른 입장이 있을 수 있다. 금감원은 정권과 인연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호시탐탐 기웃거리는 자가 많은 곳이다. 거짓 뉴스와 음모론은 사회가 혼탁할 때 횡행하는 시그널이다. 그러잖아도 별별 음모론과 억측이 끊이지 않는 곳인데, 코로나정국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선 거짓 이야기가 기승을 부린다.


특정 흐름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통제하려는 '빅브라더'가 활동을 시작했다는 뜻으로도 간주된다. 누군가 금감원장 자리를 노리는 것일까.


김남희 증권팀장ⓒEBN김남희 증권팀장ⓒEBN

음모론은 대체로 지성과 지혜가 빈약한 자리에서 힘을 얻는다. 긴급하고 답답할 때 갈증 난 사람의 마음을 비집고 들어간다. 그러면서도 음모론은 부담이 없다.


치열하게 진실을 고민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음모론은 '아니면 말고'식으로 쏟아낼 수 있는 가벼운 언사다. 반대로 진실은 가짜보다 무겁고 느리며 정교하기까지 하며 책임의식을 통해 움직인다.


정부 부처와 금감원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윤석헌 금감원장을 비공개로 소환 조사할 이유가 없었다. 앞서 2월경 이미 청와대는 금감원 실무자를 만나 DLF 사태 경위를 조사했다. 민정수석실은 기관장을 직접 소환하지 않는다. DLF는 은행의 불완전 판매 사고에서 비롯됐다. 금감원이 과도하게 개입한 사건이 아니다. 금감원이 아니더라도 국회 정무위원회는 DLF 사태 책임을 은행 경영진에 물었다. 금융위원회도 은행 제재에 금감원과 같은 결을 유지했다. 금감원과 금융위는 법대로 결론냈다.


기자는 음모론을 통해 3가지 입장이 보인다. 먹고사는 게 바빠 혁신하고 변화하는 것이 두렵고 귀찮은 금융사(이사회), 평범한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려는 금감원의 규제 우선주의, 이들의 대립을 관전하는 누군가의 금감원장 자리에 대한 욕심.


정무적 관점은 차치하고 금융에 대해서만 논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경영 시스템을 보유했다고 해도 휴먼 에러를 야기하는 인간의 불완전성과 나약함을 감안해야 한다. 기업이 알아서 하도록 맡기는 식으론 금융 질서와 준법을 성실히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욕망을 충족하고자 달려가고 있다. 시장 신뢰는 공정한 질서를 유지하려는 의지와 뚝심 없이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이것이 선량한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워치독(감시견)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다. 애꿎은 ‘자리 욕심’으론 수개월을 못 버틸 수 있다. 사명감과 전문성이 금융감독자의 필수 자격조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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