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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외국계 저축은행 '국부유출' 프레임 이제 그만

  • 입력 2020.06.01 14:56 | 수정 2020.06.01 15:19
  • 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신진주 기자/금융증권부ⓒEBN신진주 기자/금융증권부ⓒEBN

저축은행은 원죄가 있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많은 피해자가 나왔다. 금융계 한 켠에서는 "언젠간 또 사고를 칠 것"이라는 보이지 않는 냉대가 남아 있다.


10여년이 흘렀고, 저축은행 업계는 완연히 변화했다. 디지털 혁신에 앞장서는 한편, 본연의 기능인 서민대출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을 향한 고질적인 프레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런 프레임 중 하나가 외국계 자본을 끌어온 저축은행의 '배당' 이슈에서 다시 살아났다.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하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 본연의 목적이다. 하지만 외국계 저축은행은 국내에서 번 돈으로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을 더 쉽게 노출된다.


꾸준한 순이익 증가로 곳간에 이익잉여금을 충분히 쌓아도 외국계 저축은행이 '배당'에 주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일본계 저축은행 중 하나인 JT친애저축은행이 1주당 1270원의 중간배당을 단행하면서 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배당금 총액은 182억1180만원이다.


JT친애저축은행의 배당성향은 지난해 거둬들인 순이익(314억원)의 57% 수준이다. 이 돈은 일본계 금융회사인 J트러스트그룹의 자회사 J트러스트카드가 가져갔다. JT친애저축은행 측은 모그룹의 동남아 계열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주사 차원의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배당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출범 이후 9년 만에 첫 배당이지만 대주주가 '일본계'라는 점이 부각되며 화제가 됐다. 자연스럽게 '국부유출' 꼬리표가 달리기도 했다. 올해 유진저축은행을 비롯해 인천저축은행 등이 대주주에 배당했지만 큰 이슈가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금융시장이 외국계 자본의 '먹튀'로 아픔을 겪은 바 있어 배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배당이 곧바로 '국부유출'로 이어지는 것은 비약이다.


저축은행의 기초 체력이 튼튼히 한 상태라면 주주 환원 자체를 비난할 이유가 없다. 이번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2015년 처음으로 흑자전환한 뒤 이익잉여금을 계속 쌓아왔다. 지난해 말 기준 314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최고실적을 기록했고 총 439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았다. 자본 적정성을 가리키는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도 1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시선도 과거보다 개선됐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꾸준히 당기순이익이 늘고 있고 리스크 대응력도 상당 수준 올라온 상태다. 외국계 저축은행이라는 이유로 '배당'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외국 자본이 국내로 유입되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금융시장의 투자 활성화, 고용·소득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과거의 시각에서 벗어나 글로벌 마인드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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