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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창희 대표 "노후 대책의 첫 시작은 절약"

  • 송고 2019.11.07 09:52 | 수정 2019.11.07 13:51
  •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대표적 노후리스크 "장수(長壽)·자녀·저금리·자산구조"

밀레니얼 세대, 연금·리츠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 준비는 어느새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지난 30여 년간 유례없는 고성장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 현재의 저성장·결핍의 시기는 그저 낯설고 두렵다. 예·적금으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은퇴 후 손에 쥔 자산은 대출과 부동산뿐이다.

늘어난 기대수명과 달리 퇴직 시기는 오히려 빨라졌다. 노후만 생각하면 막막하다. 우리는 앞으로 인생의 황혼기를 어떻게 설계하고 살아가야 할까.

지난 5일 여의도에서 노후설계 전문가인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를 만나 인생 후반전 준비를 위한 조언을 들었다.

그는 지난 1973년 증권선물거래소에 입사해 대우증권 상무와 도쿄 사무소장, 현대투신운용 사장, 굿모닝투신운용 사장, 미래에셋 부회장 겸 은퇴연구소장 등을 거쳤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EBN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EBN

"저성장·결핍의 시대에 대응해 살아남기 위해 가정경제 측면에서 가장 시급한 대책은 '절약'입니다. 거품 요인을 줄이는 것이 노후 대책의 첫 시작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어요."

강창희 대표에게 노후 대책의 기본이 무엇인지를 묻자 그는 주저 없이 '절약'을 꼽았다. 절약을 할 수 없다면 투자성과가 가장 높은 상품임을 알면서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지출금액은 자신의 의사만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금리나 주가 같은 자산 가격은 그 누구도 관리할 수 없습니다. 수입도 온전히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관리가 불가능하죠. 결국 자신의 힘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은 가계 지출 정도로 절약이 중요한 투자방법 중 하나인 셈입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고성장 시대를 지나온 우리 사회가 일명 '보여주기 식 거품'에 물들었다고 지적했다. 낭비 요인과 거품 요인의 제거 없이는 장기적인 노후 준비가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존 리 메리츠 자산운용 대표가 과거 서울에서 몇 달을 살아본 후 이런 말을 하더군요. 세계에서 서울처럼 대중교통이 발달된 도시가 없는데 왜 한국사람들은 1km를 가면서도 모두 자동차를 끌고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요. 결국 노후 대책의 첫 시작은 내가 가장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낭비 요인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는 노후 리스크의 대표적 요인으로 '자녀리스크'를 꼽았다. 한국사회 특성상 부모가 자녀 대부분의 비용을 지원하다 보니 결국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결혼시킨 후 남는 것은 '은퇴 빈곤층' 딱지뿐이다. 은퇴 빈곤층이란 부부가 월 생활비 145만원 이하로 살아야 하는 가정을 뜻한다.

"한국의 5060세대는 648만 가구입니다. 이들이 지금처럼 자녀의 교육비와 결혼비용 등을 지출할 경우 5060세대의 약 60%가 향후 은퇴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상식'으로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뒤집어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의 노후는 고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바른 노후 대책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평소 노후 리스크는 줄이고, 연령대별에 맞는 체계적인 노후 전략을 세워야만 한다. 그가 꼽은 노후 리스크는 '장수리스크', '자녀리스크', '저금리 리스크', 자산구조 리스크' 등이다.

"20~30대는 인적 자본에 투자해야 해요. 100세 시대에 맞춰 최대한 오래 일을 할 수 있도록 나의 몸값을 높이는 일에 집중해야 하죠. 40대가 되면 자녀리스크와 건강 리스크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반면 50~60대는 '자산 구조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본격 대응이 필요하다. 부동산 불패신화 숭배에서 빠져나와야 하고, 은퇴 이후에도 계속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준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50대의 경우 과도한 부채를 떠안은 채 퇴직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앞서 교육비와 대학 등록금, 결혼비용 등으로 대표되는 자녀 리스크를 줄여야겠죠. 또한 50대는 10년이 지나 은퇴했을 때 내가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워야만 해요. 특히 50~60대는 재산을 어느 한곳에 집중시켜서는 곤란해요. 나이가 들수록 금융 자산의 비율을 높여 향후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적정비율을 50대 50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 포트폴리오 다변화 지향해야

강 대표는 앞으로 활발할 경제 활동을 펼칠 밀레니얼 세대(81~00년생)는 이전 부모 세대와 다른 노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이 주요 노후 수단으로 '부동산'에만 매달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막연한 부동산 투자보다 연금, 리츠, 부동산 펀드, 해외 펀드 등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로 인한 폭넓은 투자가 필요하다.

"예전과 현재의 부동산 환경부터가 다릅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1950년부터 28년간 계속됐는데 그 기간 동안 총 2700만명이 태어났죠. 이후 우리 사회는 기존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바뀌었고 농촌 거주 인구는 급격히 도시로 유입됐어요. 그러니 당시에는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현세대는 상황이 다릅니다. 유일한 노후 대책으로 무리해서 집을 샀다가 향후 하우스푸어로 전략할 위험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처럼 그는 가진 재산이 100% 부동산에 편중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밀레니얼 세대라면 지금부터 포트폴리오 다분화를 통한 장기적인 노후 준비가 필요하다.

"일본도 1990년에는 부동산 비중이 60%로 현재 우리와 비슷했지만 버블경제 이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뒤 집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어요. 현재 그 비중은 30%까지 줄었습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이 70%대를 유지했는데 이는 상당 부분을 간접투자인 부동산 펀드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제 우리 사회는 집에 대한 인식을 기존 재테크 수단에서 '주거 공간'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합니다."

강 대표는 우나라가 노후 선진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금'의 비중을 높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에는 부동산이나 목돈보다 매월 들어오는 연금수입이 더욱 소중하다는 사회적 인식도 필수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 포럼 측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후 주요 수입원의 1위는 '자녀의 도움'으로 25.7%를 차지했다. 이마저도 지난 1980년 72%에서 많이 하락했지만, 현재 미국(0.7%), 일본(1.9%), 독일(0.4%)에 비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다.

"노후 선진국이라 하면 사람이 죽을 때까지 최소 생활비를 제공할 수 있는 공적·사적 연금을 확보한 나라를 뜻해요.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국민이 노후 주요 수입원으로 공적·사적 연금을 확보한 비중은 12.5%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이제는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시대가 왔어요. 이것이 노후 대책으로 연금 비중을 늘려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EBN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EBN


◆미래 퇴직연금 시장은 DC형이 주를 이룰 것

강 대표는 앞으로 퇴직연금 시장의 주인공은 DB(확정급여) 형이 아닌 DC(확정기여) 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이 DC형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DB형은 회사가 책임지는 제도로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유사하다. 퇴직하기 직전 3개월의 평균 월급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퇴직급여로 받게 된다. 정해진 액수의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할 의무를 기업이 지므로 근로자 입장에서는 따로 신경 쓸 일이 없다.

DC형은 근로자가 책임지는 제도로 회사는 매년 약 한 달치 급여를 근로자의 퇴직계좌에 적립해주어야 한다. 적립금의 관리와 운용 책임은 근로자 스스로 져야 한다.

강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총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였다.이중 DB형과 DC형의 비중이 64대 36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7년여 후부터는 DC형 비중이 DB형을 넘어설 전망이다.

"아마도 2027년이 되면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380조까지 늘어나고 DB와 DC형의 비중은 49대 51로 역전될 겁니다. 그리고 2030년이면 DB형과 DC형의 비중은 44%와 56%까지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퇴직연금이 DC형으로 옮겨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트렌드입니다."

일각에서는 DC형 수익률 부진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기준 실적 배당형 DC형 퇴직연금의 5년 수익률은 1.24%에 그친 바 있다. 그럼에도 장기 적립식 펀드를 꾸준히 한다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게 강 대표의 의견이다.

"DC형 퇴직연금의 구조가 너무 보수적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대수익률도 너무 높은 면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만약 연봉 6000만원인 근로자가 DC형에 가입해 장기적립식 펀드 투자로 매년 1개월 분 급여 500만원을 불입해 30년간 운용한다면 연 수익률이 1% 일 때는 투자금은 1억7700만원이 됩니다. 수익률이 4%로 오르면 3억4900만원이 되죠.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연금을 굴리는 노력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겁니다."

그는 퇴직연금과 관련한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우리 사회는 일본과 비교해 연금 교육 중요성에 대한 인지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본 기업연금 연합회의 DC연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최초로 제도를 도입할 때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100% 실시해요. 이후 계속 교육 실시율도 지난 2014년 57%에서 2017년 74%까지 높아졌죠.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연금 관련 교육이 거의 없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연금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책임감과 노조 측의 퇴직연금 교육 요구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는 평생을 살면서 두 번의 암 수술을 겪었고 올해로 71살을 넘겼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건강이 다할 때까지 노후 설계 강연을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강연을 가장 많이 했을 때는 일 년에 314번 정도 했는데 올해는 약 200번을 했어요.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내 체력은 계속해서 줄겠죠. 하지만 힘이 닿을 때까지 강연을 계속할 겁니다. 특히 해외 경험을 토대로 선진국의 좋은 연금제도나 소식 등을 국내에 소개해 자극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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