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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친환경·에너지 대변신…김동관 경영능력 빛 발할까

범용화학·단순제조→소재·에너지솔루션 전환
美 부시가문, 손정의 보좌 등 글로벌 이사진 구성
임원 성과급 10년후 주식 지급…장기 운영 목표
김승연 회장 맏아들, 차기 경영승계 유력 평가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20-03-24 15:27

▲ 한화솔루션 김동관 부사장.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통합 출범한 한화솔루션이 대대적인 변신에 나섰다.

주력사업을 기존 화학 중심에서 에너지 및 소재 중심으로 전환하고, 이사진을 글로벌 인력으로 다양하게 구성해 변화무쌍한 글로벌 경제 환경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엔 차기 경영권 승계가 유력한 김승연 회장의 맏아들 김동관 부사장이 있다는 평가다.

한화솔루션은 24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친환경 제품 및 솔루션 개발을 통해 글로벌 지속 가능성 제고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에너지와 미래 신산업 분야 해외 전문가의 사외이사 영입을 통해 전 지구적 과제로 떠오른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부터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쳐진 통합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석유화학과 태양광 분야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소재·에너지·헬스케어 분야에서 미래 신산업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화학)부문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열분해한 뒤 석유화학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플라스틱을 만들 때 전적으로 석유 등 화석원료에 의존해 왔지만, 앞으로는 미생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점차 줄여나가기 위한 ‘탄소 중립’ 실현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큐셀(태양광)부문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신재생에너지 선진시장에 지속적으로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태양광 모듈과 배터리를 결합한 에너지솔루션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첨단소재부문은 친환경 미래 자동차로 각광받는 수소 전기차에 들어가는 소재와 부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 측은 "태양광과 수소는 발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청정 에너지원(源)"이라면서 "청정에너지 솔루션 기술을 집중 개발해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사업전략뿐만 아니라 내부 운영에도 큰 변화를 줬다.

이날 오전에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신규 이사 선임을 통해 새로운 이사진이 꾸려졌다. 이사 수가 기존 9명에서 11명(사내 5명, 사외 6명)으로 늘었으며, 처음으로 여성과 외국인이 선임됐다.

사내이사로 김창범 이사회 의장(전 한화케미칼 대표이사)이 재선임됐고, 김동관 전략부문장 부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김 부사장은 김승연 회장의 맏아들이다.

사외이사로 세무 전문가인 서정호 법무법인 위즈 변호사, 통상 전문가인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시마 사토시 전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실장과 미국 부시대통령 가문인 어맨다 부시 파트너가 신규 선임됐다.

시마 이사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오랜 기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한 인물로, ICT(정보통신기술)는 물론 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신사업 발굴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이사는 미국 공화당 소속 정치인인 조지 P. 부시(George Prescott Bush)의 아내다. 조지 P. 부시는 미국 41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HW. 부시의 손자이자 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조카다. 미국 로펌인 '잭슨 워커' 소속 변호사이며, 텍사스주 기반의 컨설팅 기업 세인트 어거스틴 캐피탈 파트너에서 에너지인프라 부문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김동관 부사장을 비롯해 이사 10명이 참석했으며, 부시 이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입국하지 못해 전화로 회의에 참석했다.

한화솔루션이 전신인 한화케미칼 시절을 포함해 외국인과 여성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이사진 구성의 다양화와 전문성 보강을 통해 중장기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시스템도 대폭 개선했다.

한화솔루션은 성과관리 체계로 'OKR(Objective and Key Results)'을 도입했다. OKR은 기존 KPI(핵심성과지표) 대신 주간에서 분기 단위로 성과를 관리하는 새로운 성과관리체계다.

또한 임원의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대기업 최초로 도입했다. RSU는 회사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면 7~10년 후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회사를 운영하는 임원들이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 성과를 목표로 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사업부 전반에 걸쳐 아날로그식 작업을 디지털로 전환해 업무효율성을 대폭 높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한화솔루션의 대대적 변신의 중심엔 김동관 부사장이 있다는 평가다. 김승연 회장이 맏아들인 김 부사장은 올해 37살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2010년부터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특히 한화큐셀 영업실장을 역임하며 세계 탑5 지위의 태양광업체로 도약시켰다. 세계 경영인들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에 매년 참석하며 글로벌 경영 트랜드를 학습하고 인맥도 쌓아 왔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친환경 투자를 늘려가는 한화솔루션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측은 "최근 ESG가 글로벌 투자자에게 주요 투자 고려 요소가 되고 있다"면서 "이사진 구성의 다양화와 전문성 보강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산 7조달러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주요 기업의 CEO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투자 결정 시 '환경 지속성'(environmental sustainability)을 핵심 목표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