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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적자 한국전력, 김종갑 사장 경영능력 '도마 위'

작년 영업손실 1조3500억, 역대 최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자 부담 증가
총선 후 직을 건 인상 요구 나올지 주목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20-03-02 14:25

▲ 한국전력 김종갑 사장.

한전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비난의 화살이 김종갑 사장에 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산업부 출신에 민간기업 CEO까지 역임해 공기업 한전을 이끌 최고의 적임자로 평가받았었다.

하지만 정작 정부에 요금인상 건의 한번 제대로 못하고 최악의 실적을 기록해 투자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일각에선 전례처럼 김 사장이 총선 후 직을 건 요금인상 요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59조927억원, 영업손실 1조3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2.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552.2%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2조2245억원으로, 전년보다 손실폭이 89.4% 증가했다.

한전 영업손실 규모가 1조원을 넘기긴 역대 두 번째이며, 당기순손실 규모가 2조원을 넘기긴 역대 세 번째다. 2011년 영업손실 1조205억원에 당기순손실 3조2930억원을 기록했으며, 2012년에는 영업손실 8179억원에 당기순손실 3조780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차입금 규모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차입금은 단기 10조2829억원, 장기 55조9086억원으로 총 66조1915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는 34.1%로, 적정율 30%를 넘었다.

차입금 이자만 연간 1조원을 훌쩍 넘어 이익이 없는 한전으로선 또 다른 사채로 이를 메꿀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한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BBB-는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급이다.

한전은 올 겨울 실적 반등을 노렸다. 통상 겨울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데다 최근 LNG(액화석유가스) 발전연료가격이 크게 내려가면서 지난해 상반기 적자가 만회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따뜻한 겨울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력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반등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특히 이 현상이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전의 실적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최악의 실적에 따른 비난의 화살은 김종갑 사장에 향하다. 김 사장이 정부에 적정 전기요금을 요구하지 않아 최악의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2018년 4월 김 사장이 취임할 때만 해도 시장의 많은 기대가 있었다. 산업부 차관 출신인데다, 이후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이사 사장과 한국지멘스 대표이사 회장까지 역임해 국내 최대 공기업 한전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됐다.

한전은 국내 모든 전력 계통 및 판매사업을 독점하고 있어 무엇보다 정부와 협업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사장은 정부에 우회적으로 요금인상을 요구할 뿐, 정식으로는 건의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례할인제를 모두 폐지하고, 산업용 경부하 및 농업용 요금을 조정하며 나아가 연료비연동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요금 인상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전 사장이 언급한 요금체제 개편을 협의한 바 없고,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전기요금 할인특례와 관련한 모든 제도에 대한 일괄적 폐지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말 이사회를 통해 정부에 요금 인상을 정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시장에선 사장직을 건 요금인상 요구가 또 다시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2011년 김쌍수 사장, 2012년 김중겸 사장이 정부에 요금 인상을 요구했다가 중도 사퇴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요금인상 명분을 주면서 결국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기가 상당히 악화됐기 때문에 정부로선 총선 이후라도 요금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이 강하게 요금 인상을 요구한다면 정부로서도 인상 명분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