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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살릴 수 있는데"…高가격에 외면받는 바이오 플라스틱

바스프 퇴비 가능 멀칭필름 2.5~3배 비싸
SKC 생분해 포장재 수요처 찾기 안간힘
플라스틱 대책에 바이오제품 지원책 없어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20-02-25 08:34

▲ 바스프의 이코비오 농업용 멀칭 필름이 자연 생분해 되는 모습.

썩지 않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이 이미 개발 완료되고 제품 상용화까지 이뤄졌지만, 높은 가격과 재활용 혼선 등의 문제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 등은 선제적인 규제와 지원으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은 물론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있어 우리 정부도 재빠른 정책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바스프는 전세계 최초로 유럽표준 생분해성 인증을 획득한 썩는 비닐 이코비오(ecovio)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해 9월 우리나라에서 농업용 멀칭필름 제품을 출시했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존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진 농업용 멀칭필름은 자연에서 썩지 않는다. 때문에 사용 후에는 반드시 수거를 해야 하는데 농촌 인력이 부족한 탓에 많은 양이 수거되지 못하고 땅속에 남아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또한 수거된 폐비닐은 재활용이 어려운 탓에 대부분 소각으로 처리돼 환경오염까지 발생하고 있다.

바스프 이코비오 멀칭필름은 이 같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자연에서 3~4개월 안에 완전 분해되기 때문에 수거할 필요가 없으며, 분해 시 남는 유기물은 퇴비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비싼 가격 탓에 판매가 저조한 실정이다.

바스프 관계자는 "여러 지자체와 시범재배 등을 통해 이코비오 멀칭필름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으나, 기존 제품보다 2.5~3배 가량 비싸 판매가 만족스럽진 못하다"고 말했다.

▲ SKC의 생분해 PLA 필름이 적용된 스타벅스코리아의 포장재.
SKC도 100% 생분해되는 PLA필름을 개발 상용화해 2018년 10월부터 스타벅스 코리아에 포장재로 납품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케이크, 머핀, 샌드위치, 바나나 등 일부 제품의 포장재를 생분해 PLA 필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SKC의 PLA 필름은 옥수수 추출 성분으로 만들어 땅에 묻으면 완전히 생분해 되고, 유해성분이 남지 않는다. 유연성과 강도가 뛰어나고 인쇄하기도 좋아 과자나 빵 등 식품의 포장비닐 이외에도 세제 등의 리필용기, 종이가방, 건강식품 파우치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SKC 역시 비싼 단가로 공급처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타벅스 이외의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업체들과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높은 가격만이 아니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폐기물로 버려져야 하는데 기존 플라스틱과 겉모양이 똑같아 함께 버려지고 있어 재활용에 혼선을 주고 있다.

소비재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바이오 플라스틱을 재활용칸에 버려 재활용업체에서 재활용 비닐까지 전량 폐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폐기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기존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2018년 5월 발표했다. 하지만 이 대책에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활성화하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와 동시에 바이오 플라스틱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책도 필요하다"며 "인센티브 제공 등 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스프, 다우, 엑슨모빌, 미쓰비시케미칼 등 42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 연합(Alliance to End Plastic Waste)은 5년간 15억달러를 투자해 플라스틱 최소화를 위한 새 솔루션을 개발하고 재활용으로 순환경제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에서는 유일하게 SKC가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