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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 선거까지…한전, 퍼펙트스톰 맞나?

두바이유 69달러, 작년 5월 이후 최고
3분기 연속적자 때와 같은 환경 조성
4월 총선까지 요금인상 힘들어…"정치 연결 끊어야"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20-01-09 10:33

▲ 한전 김종갑 사장과 전남 나주 본사.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전에 퍼펙트스톰이 다가오고 있다. 중동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70달러 가까이 상승한데 이어 선거철로 인해 전기요금 인상도 기대하기 어려워 1분기 최악의 실적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9일 해외 거래시장에 따르면 8일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09달러 하락한 59.61달러, 영국 브렌트유(Brent) 선물가격은 배럴당 2.83달러 하락한 65.44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시아 가격 지표인 중동 두바이유(Dubai) 현물가격은 배럴당 0.9달러 오른 69.24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가 69달러를 돌파하기는 지난해 5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급상승과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 군최고사령관을 폭살하고, 이에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미사일 폭격으로 보복하면서 급상승했다가, 이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발표 이후 다시 급락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이란의 강경파와 이슬람 시아파 무장세력인 헤즈볼라가 미국에 대한 공격을 천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면전까진 가지 않더라도 미국이나 우방국에 대한 테러 가능성은 높은 상태다.

지난해 9월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의 후티반군이 미국의 중동 최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 및 정제시설을 드론으로 폭격해 세계 석유공급의 5%가 일시 중단된 바 있다. 또한 미국기업이 진출해 있는 이라크의 석유시설에 대한 테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우디와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은 각각 하루 990만배럴과 470만배럴로, 세계 공급의 10% 가량을 차지한다.

유가 상승은 한전의 실적에 치명적이다. 한전의 전력구매비용은 전력거래소가 실시하는 공급입찰을 통해 구매한 발전량과 그 시간대 시장가격에 의해 결정되는데, 시장가격은 국제유가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중유나 천연가스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전 영업이익은 2016년 12조원에서 2017년 5조원, 2018년 2080억원 적자로 감소했으며, 2019년은 203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이 기간 두바이유 연평균 가격은 배럴당 41.41달러, 53.18달러, 69.66달러, 63.53달러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최악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2018년 4분기(7885억원)부터 2019년 1분기(6299억원), 2019년 2분기(2987억원)까지 두바이유 가격은 현재와 같은 수준인 60달러 후반대를 보였다. 즉 현재의 유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한전은 대규모 적자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전이 적자를 면하려면 전기요금이 인상돼야 한다. 하지만 전기요금은 최소 4월까진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월 15일 총선이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정부가 민심을 자극하는 전기요금을 인상할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김종갑 사장이 신년사에서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연료비 연동제는 유가 변동에 맞춰 요금도 변동시키는 것이므로 가장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럴 경우 전기요금이 수시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정치적 영향으로 정부에서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의 적자가 계속되면 국내외 주주들의 소송은 물론, 전력설비 유지관리도 부실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는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요금 및 운영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