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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핵심광물 자급률 ‘제로’…중국 의존 심화

中 수입의존도 탄산리튬 20%, 산화코발트 50%
2010년 희토류 무기화 일본 백기 투항
정부 방침에 광물공사 해외광산 매각 위기
핵심광물 확보, 비축 확대, 도시광산 육성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9-11-22 09:14

▲ [사진=에코프로비엠 홍보 동영상]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핵심광물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가공물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사용할 뿐, 광물 차원에서의 확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국가간 정치, 군사, 무역 분쟁 시 핵심광물은 전략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 광물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광물업계에 따르면 리튬배터리용 핵심 광물인 리튬의 국내 수요는 2016년 7만톤에서 2020년 32만톤으로 4배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같은 기간 코발트는 5만톤에서 10만톤으로, 니켈은 3만톤에서 30만톤으로, 망간은 2.5만톤에서 6만톤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은 리튬배터리의 양극재로 사용되는 핵심 광물로,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배터리 핵심 광물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핵심 광물의 생산이 몇몇 국가로 편중돼 있어 위기 시 수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리튬 광물의 전 세계 공급은 칠레 47%, 중국 20%, 호주 17%, 아르헨티나 13% 등 4개국이 전체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배터리용으로 가공된 탄산리튬을 수입하고 있는데 올해 1~10월 누적 기준 전체 수입(4억1398만달러) 가운데 칠레(3억1135만달러) 비중이 75%로 가장 크고, 이어 중국(8655만달러) 21%, 아르헨티나(1560만달러) 4% 비중이다.

코발트 광물의 세계 공급은 민주콩고가 58%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호주와 마다가스카르 등이 전체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코발트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민주콩고의 정치적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선 내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코발트 생산에 아동 노동력이 착취되고 있어 유럽연합 등은 비윤리적으로 생산된 광물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코발트 광물 수요는 중국이 가장 많은데, 중국은 코발트 광물을 배터리용 물질로 가공해 이를 우리나라 등에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올해 1~10월 산화코발트 총 수입(2억908만달러) 중 중국(1억771만달러) 비중이 약 50%이고, 이어 핀란드(9346만달러), 벨기에(791만달러) 순이다. 같은 기간 황산화코발트 총 수입(3636만달러) 중 중국(2679만달러) 비중이 74%로 절대적이고, 나머지는 핀란드(958만달러)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배터리 핵심광물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인데, 이미 중국은 광물 수출을 무기화 한 전력이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10년 9월 중국과 일본 간에 댜오이댜오(센카쿠섬)섬을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이 벌어졌을 당시 일본이 영해를 침범한 중국 선박의 선원을 구금하자,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광물의 수출금지라는 자원무기 전략을 꺼냈다. 그러자 일본은 곧바로 중국 선원을 석방했다.

우리나라도 2016년 경주에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로부터 엄청난 경제적 보복을 당한 바 있다. 미국의 군사적 중국 견제가 지속되고 있는 한 얼마든지 사드 사태가 재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자원업계에서는 배터리 핵심 광물을 국가적 전략광물로 지정해 다각도로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미래 성장가능성, 신산업 기여도 등 자체 기준을 통해 리튬(Li), 코발트(Co), 텅스텐(W), 니켈(Ni), 망간(Mn)을 5대 핵심광물로 선정했다. 또한 같은 기준으로 희토류(REE), 탄탈륨(Ta), 몰리브덴(Mo), 인듐(In), 백금족(PGM), 크롬(Cr) 니오븀(Nb), 실리콘(Si), 티타늄(Ti), 마그네슘(Mg), 갈륨(Ga), 바나듐(V)을 12대 관심광물로 지정했다.

핵심 광물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는 우선적으로 국내 기업을 통한 해외 자원 확보를 실시하고, 비축 확대, 도시광산 육성이 필요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리튬 광물의 경우 MB정부 당시 볼리비아를 통한 확보에 나섰지만, 볼리비아가 해외 도움 없이 국유화 개발을 선언하면서 실패했다. 다행히 니켈과 코발트는 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 STX 등의 한국컨소시엄(지분 27.5)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암바토비 니켈광산에 투자해 현재 생산 중에 있다. 광산 매장량은 1억9040만톤으로, 2015년부터 연간 니켈 6만톤, 코발트 5600톤이 생산되고 있다. 특히 한국컨소시엄은 생산량의 50%에 대한 처분권을 갖고 있어 자급률 상승에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지분 12.8%에 대한 콜옵션도 갖고 있어 이를 확보하면 지분율은 40%대로 늘어난다.

하지만 광물공사는 암바토비 광산의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정부가 자원개발공기업 구조조정 방침을 통해 광물공사의 모든 해외 자산을 매각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광물공사는 가장 비싼 금액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에 입찰 매각을 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국내기업이 아닌 해외기업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5대 핵심광물로 선정된 니켈과 코발트의 자급률은 제로가 된다.

자원업계 관계자는 "2010년 일본의 희토류 백기 투항 사건은 핵심광물 확보가 국가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배터리산업이 반도체를 이을 국가적 성장동력으로 크고 있는 상황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광물의 자급률을 높이는 방안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