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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ITC에 'SK 조기 패소판결' 요청…SK이노 "정정당당 대응"

LG "경력직 채용으로 기밀 탈취, 광범위한 증거인멸"
SK "여론전 의지 안 해, 정정당당하고 충실하게 대응"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9-11-14 15:07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무역위원회(ITC)를 통해 배터리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행위가 드러났다며 SK의 조기 패소 판정을 내려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여론전에 의지하지 않겠다며 정정당당하게 소송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LG화학은 미국 ITC에서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특허관련 영업비밀침해 소송의 증거개시(Discovery)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광범위한 증거인멸, 법정모독 행위 등이 드러났다며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판결 등 강도 높은 제재를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ITC에 제출한 서버에 저장된 문서 중에서 특정 컴퓨터의 휴지통에 저장돼 있던 엑셀파일 980개 문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며 ITC에 포렌식 명령을 요청했다. ITC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 10월 3일 SK이노베이션에 포렌식을 명령했다. 포렌식은 컴퓨터(PC)나 휴대전화 등 각종 저장매체와 인터넷에 삭제된 정보를 복구하거나 남은 정보를 분석해서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디지털 조사이다.

LG화학에 따르면 증거개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8일 LG화학이 내용증명 공문을 발송한 당일 7개 계열사 프로젝트 리더들에게 자료 삭제와 관련된 메모를 보냈다. 이어 4월 12일에는 사내 75개 관련조직에 삭제지시서(Instructions)와 함께 LG화학 관련 파일과 메일을 목록화한 엑셀시트 75개를 첨부하며 해당 문서를 삭제하라는 메일을 발송했다. 75개 엑셀시트 중에서는 980개 파일 및 메일을 비롯해 총 3만3000개에 달하는 파일과 메일 목록이 삭제를 위해 정리되어 있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경력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을 탈취해 이를 공유했으며, 채용한 경력직원들을 법적리스크에 따라 분류 관리했다.

현지시간으로 13일 ITC 홈페이지에는 LG화학이 ITC에 제출한 67페이지 분량의 요청서와 94개 증거목록이 공개됐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증거보존 의무(Duty to preserve evidence)를 무시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증거인멸(Spoliation of Evidence) 행위와 ▲ITC의 포렌식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법정모독(CivilContempt)’행위를 근거로 ▲SK이노베이션의 ‘패소 판결’을 조기에 내려주거나(DefaultJudgment)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영업비밀(TradeSecrets)을 탈취(Misappropriation)해 연구개발, 생산, 테스트, 수주, 마케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Use)했다는 사실 등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LG화학 측은 "공정한 소송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계속되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및 법정모독 행위가 드러나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달했다고 판단해 강력한 법적 제재를 요청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분쟁 특허가 이미 양사가 2014년 10월에 추가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를 한 것이라며 합의서 원본까지 공개한 바 있다.

합의서 내용은 ▲모든 소송 및 분쟁을 종결 ▲양사 사업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 ▲대상특허와 ‘관련’하여 국내/국외에서 쟁송을 하지 않기 ▲합의는 10년간 유효 등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여론전에 의지해 소송을 유리하게 만들어가고자 하는 경쟁사와 달리 소송에 정정당당하고 충실하게 대응 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