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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까지 뛰어 든 LNG 직도입…2026년 천만톤 이상

한화에너지 통영LNG기지 건설 착수
SK 포스코 GS 한전발전사 등 대거 진출
민간기업 "규제완화로 LNG트레이딩시장 선도해야"
규제반대측 "시장교란으로 가스요금 오를 것"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9-11-08 18:33

▲ 한국가스공사 통영LNG기지.

국제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내려가면서 민간기업이 직접 LNG를 수입하는 직도입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까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민간기업들이 국제 가격이 저렴할땐 직접 수입해 쓰고, 비싸지면 다시 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어 '체리피킹(자기한테 유리한 것만 고르는 행위)' 논란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HDC현대산업개발과 공동으로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통영LNG발전사업을 진행한다. 1012MW LNG복합화력발전소 1기와 20만㎘ LNG저장탱크 1기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현대산업개발은 발전소 건설과 운영을 맡고, 한화에너지는 LNG 직도입을 맡는다.

한화에너지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LNG직도입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주 수입처는 미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는 "LNG 직도입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미국 천연가스 수출 프로젝트 및 다양한 공급처를 비교 검토해 경쟁력 있는 연료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화에너지는 LNG트레이딩 전문자회사를 설립해 LNG 구매부터 트레이딩까지 맡을 예정이다. 사업 초반에는 가스공사 탱크를 임대해 사용하고, 탱크가 완공되면 이를 사용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여유부지를 활용해 탱크 추가 건설까지 계획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를 공급받지 않고 직접 LNG를 수입하는 민간기업이 앞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NG 직도입 기업은 SK E&S, 포스코에너지, 한국중부발전, GS칼텍스, GS EPS, GS파워, 파주에너지서비스, 위례에너지서비스, 에쓰오일이 있다. 직도입 의향을 보인 기업은 한화에너지를 비롯해 SK가스, 한양, 남동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 다수의 민간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 포스코에너지의 광양LNG터미널.

도시가스법상 LNG를 수입하려면 도매 판매량 또는 자기 사용계획량의 30일분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시설을 갖춰야 한다. 이 요건 때문에 그동안 가스공사만 LNG를 수입해오다 1998년 자가소비용 LNG 직수입이 신고제로 전환되고, 2005년경 국제 LNG가격이 크게 내려가면서 이때 계약을 맺은 SK E&S와 포스코가 2014년부터 첫 직도입 물량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LNG 직도입은 기본적으로 민간기업이 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는 가격보다 해외에서 직접 들여오는 가격이 더 쌀때 이뤄진다. 그동안 해외 LNG시장은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상태가 유지되면서 대략 2013년까지 판매자 우위시장(셀러스마켓)이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 미국의 셰일가스 물량이 수출되기 시작하고, 2016년 파나마운하의 확장 재개통으로 아시아 공급이 대폭 확대되면서 이후로는 구매자 우위시장(바이어스마켓)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 국내 LNG 총 수입량은 4450만톤이며, 이 가운데 가스공사가 3817만톤(85.8%)을 수입하고, 나머지 633만톤(14.1%)은 직도입으로 수입됐다. 민간기업이 정부에 제출한 직도입 의향서에 따르면 앞으로 직도입 물량은 2020년 776만톤, 2023년 913만톤, 2026년 1080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직도입 물량이 늘어나면 가스공사의 수입물량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스공사 측은 직도입 제도에서 체리피킹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체리피킹이란 자기한테 유리한 것만 선택한다는 경제용어다.

현재는 민간기업이 직접 LNG를 수입하는 가격이 더 싸기 때문에 직도입에 나서고 있지만, 향후 국제 가격이 오를 경우에는 직도입을 취소하고 다시 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약대로라면 가스공사는 이들 기업에 공급을 안해줘도 되지만, 대부분의 직도입 기업들이 발전설비나 화학설비와 같이 중요한 국가기반설비이기 때문에 공기업인 가스공사로서는 공급을 해줄 수밖에 없다.

체리피킹 실제 사례도 있다. 2004년 GS그룹 계열사가 약 190만톤의 직도입에 나섰다가 유가 급등으로 LNG 국제가격이 올라가자 2007년 직도입을 포기하고 긴급히 가스공사에 공급을 요청했다. 가스공사는 고가 구매를 통해 이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도입이 늘어나면 국가적 가스 인프라망 구축에도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스공사는 전국 도시가스망 및 수소망 인프라 구축을 하고 있다. 연간 1조원이 넘는 투자가 소요된다. 이 투자비는 가스공사의 발전용 및 도시가스용 판매물량에 부과되고 있다. 발전용 계약물량이 대거 이탈하게 되면 투자비는 도시가스용 물량에 과다 부과될 수 있어 도시가스요금이 인상되거나, 투자를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간기업들은 글로벌적으로 LNG 공급이 충분하고, 아시아 LNG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에 제3자 판매금지와 같은 규제를 완화해 LNG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일본의 경우 LNG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자연재해 등의 우려로 LNG저장시설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한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LNG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앞으로 역내 LNG 트레이딩시장이 크게 활성화 될 것"이라며 "기회를 놓치지 말고 규제 완화를 통해 한국이 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도시가스업계 관계자는 "제3자 판매금지 조항 등 천연가스산업 규제가 완화되면 시장 교란으로 요금이 크게 올라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 갈 것"이라며 "천연가스는 국민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난방, 취사 및 발전 연료라는 점에서 절대 기업에게만 시장을 맡겨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