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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주유소 확대…"계획이 다 있구나"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로 시장 2위 올라
탈석유 전환기 틈타 점유율 확대, 차세대 플랫폼 확보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9-11-06 08:23

▲ 현대오일뱅크 복합에너지스테이션.

바야흐로 탈 석유시대에 오히려 현대오일뱅크는 SK네트웍스 주유소 운영권을 인수하며 석유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시대 흐름의 역행일까? 그렇지 않아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에너지 전환기에서 플랫폼을 확대함으로써 기존 연료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차세대 에너지시장에서 선두지위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화학사업 강화, 원료 수급 안정화 등 다방면에 걸쳐 공격적인 이벤트를 펼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코람코자산신탁과 함께 SK네트웍스 주유소 매각 작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자산을 보유하고, 현대오일이 이를 임대 운영하는 방식이다. 매각금액은 1조4000억~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은 SK네트웍스 주유소 320여개 인수로 총 폴(상표) 주유소가 2560여개가 됐다. 인수 이후에는 GS칼텍스(9월말 기준 2382개)를 넘어 SK에너지(3113개)에 이은 주유소 수 2위 지위로 올라서게 되며, 4위 에쓰오일(2144개)과의 격차는 더 벌이게 됐다.

이번 현대오일의 주유소 인수는 중장기 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오일은 탈 석유시대 흐름에 맞춰 비정유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환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현대오일은 일산 69만배럴의 정제능력과 일산 8만6000배럴의 유동층 분해공정 등을 보유해 업계 최고 고도화율인 40.6%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수요가 감소하는 고유황 중질유 대신 수요가 증가하는 경질유 생산을 더 늘렸으며, 특히 선박연료유의 황 함량을 현 3.5%에서 0.5% 낮추는 IMO 2020에 대비해 저유황유 공급력도 갖추게 됐다.

현대오일은 폴 주유소를 확대함으로써 안정적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추후에는 전기차 및 수소차 보급에 맞춰 복합 에너지 충전 플랫폼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현대오일은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울산에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의 문을 연데 이어 고양시에도 최소 6600㎡, 최대 3만3000㎡ 규모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까지 하이브리드 스테이션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부산, 대구, 속초 소재 주유소와 대형 소매점 10곳에 급속 충전기를 설치, 운영하고, 시범 운영 기간이 지난 후 2500여개 주유소에 수익모델을 전파한다는 방침이다.

한환규 현대오일뱅크 영업본부장은 "현재 운영 중인 복합에너지스테이션과 함께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미래차 연료시장에서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케미칼 혼합자일렌 생산공장 전경.

현대오일은 비정유 포트폴리오 확보 차원에서 석유화학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과 6:4로 투자한 현대케미칼과 OCI와 51:49로 합작한 현대OCI, 일본 코스모오일과 5:5로 합작한 현대코스모가 있으며, 쉘과 6:4로 합작한 현대쉘베이스오일도 있다.

현대오일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3040억원, 영업이익 1578억원을 거뒀다. 이 가운데 화학사업에서 매출 1조806억원, 영업이익 575억원을 거둬 화학의 매출 비중은 20%, 영업이익 비중은 36.4%를 보였다.

현대케미칼과 현대코스모는 총 2600억원을 투입, 아로마틱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케미칼은 1000억원 규모의 공사가 끝나면 아로마틱 원료인 혼합자일렌 생산능력은 연간 120만톤에서 140만톤으로 확대된다. 현대코스모도 1600억원 규모의 공장 증설이 끝나면 아로마틱 제품인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이 18만톤 늘어난 연간 136만톤에 이르게 된다.

지난 2월에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2조7000억원 규모의 '현대케미칼 석유화학 사업'을 구체화했다. 지난해 양사는 대산공장 내 50만㎡(15만평) 부지에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에틸렌 및 화학제품 공장 건설을 합의한 바 있다. 나프타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 정유공장 부산물을 투입해 연간 폴리에틸렌(PE) 75만톤, 폴리프로필렌(PP) 40만톤 등 석유화학 제품을 오는 2022년부터 생산한다.

현대오일은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로부터 하루 평균 15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2020년 1월부터 2039년 12월까지 20년간 들여오는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아람코는 현대오일 지분 17%를 확보했다. 아람코는 세계 최대 석유국인 사우디의 모든 석유산업을 관장하는 기업으로, 이번 협력을 통해 원유 수급이 한층 안정적이게 됐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이 오랜 주유시장 점유율 구도를 깨고 2위로 올라선 것은 단순히 볼 사안이 아니다. 이와 함께 화학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함으로써 안정적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현대중공업으로 재편입된 이후 다방면에 걸쳐 활발하고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