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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에틸렌 7년만에 '적자'…화학업계 의연한 까닭

10월 PE 스프레드, 손익분기점보다 톤당 30달러↓
일부 PE 고가 판매 지속…"스페셜티 제품 확장"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등록 : 2019-10-23 15:27

▲ 대한유화 온산공장

폴리에틸렌(PE) 스프레드가 7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다. 미-중 무역분쟁, 대규모 증설, 미국산 저가 PE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를 두고 화학업계는 전반적으로 PE 시황이 악화됐지만 필름용 등 일부 PE 제품이 여전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일축한다.

2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PE 스프레드(제품 판매가-원재료가)는 톤당 370달러로 9월 대비 10% 하락했다. 201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톤당 400달러를 하회했다.

PE는 나프타를 원재료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합성수지다. 물성이 우수하고 가공성이 좋아 각종 배관, 자동차 부품, 포장재, 문구류, 식품용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LG화학(128만톤), 한화케미칼(116만톤), 롯데케미칼(국내 기준 105만톤), 한화토탈(86만톤), 대한유화(53만톤), SK종합화학(39만톤) 등이 PE를 생산한다.

PE는 화학사의 효자 제품이다. 2002년 이후로 스프레드는 손익분기점(톤당 400달러)을 2003년과 2012년 두 차례에만 밑돌았을 뿐이다. 고점권인 톤당 750달러를 상회한 것은 7차례에 달한다. PE 스프레드 평균이 톤당 560달러임을 고려하면 PE는 올해 10월 이전까지 17년간 흑자를 유지해 온 셈이다.

PE 스프레드가 7년 만에 적자전환하게 된 데는 각종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주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 악화다. 통상 경기가 악화되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그 여파로 제조사들은 생산량을 줄인다. 때문에 제조업의 기초 원료인 화학 제품 중에서는 가장 많이 쓰이는 PE가 첫 번째로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

경기 개선·수축을 판단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9월 미국 PMI는 10년여 만에 최저 수준(47.8)으로 떨어졌으며 국내 화학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5개월 연속 기준점인 50을 하회했다. PMI가 50선을 넘지 못했다는 것은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사우디 정유시설 피격으로 인한 원재료 나프타가격 상승, 미국산 저가 PE 제품 유입 증가, 내년에 집중된 중국의 NCC(나프타분해시설) 증설 등이 PE 스프레드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화학업계는 이번 스프레드 하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PE 제품 가격이 하락하긴 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고가에 판매되고 있어서 수익 악화가 우려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PE는 제품 용도나 사출기계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는데 등급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HDPE(포장필름, 파이프, 일반용기 등), LLDPE(농업·공업용 필름, 용기 뚜껑, 완구류 등), LDPE(코팅지, 인조잔디 등), EVA(접착제, 신발밑창, 필름 등) 중에서도 HDPE가 LDPE보다 고가인 식이다.

Platts에 따르면 지난 9월 평균 HDPE는 톤당 911달러로 LDPE보다 톤당 7달러씩 비싸게 팔렸다. 이에 따른 수익은 HDPE가 톤당 95달러, LDPE는 톤당 88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화학업계 관계자는 "내년 중에 중국이 대규모 증설 완공을 앞두고 있어서 PE 가격이 지금보다도 더 하락할 수 있겠다"면서 "하지만 화학사마다 원가경쟁력을 제고하고 스페셜티 제품 판매를 확장하는 등 사업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