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9년 11월 12일 17:50
EBN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비온 뒤 땅 굳은' 삼성SDI…"위기관리 돋보이네"

ESS 화재 근원 대책 발표
갤노트7 경험으로 충분한 경험·능력 축적
"폭발 위험 상존 분야, 위기관리 절대 필요"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9-10-17 14:21

▲ 삼성SDI의 1.5MWh급 배터리 12개로 구성된 신용인 변전소의 주파수 조정용 ESS시스템.

삼성SDI의 위기관리 능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SDI는 절체절명에 몰렸던 2016년 갤노트7 발화 사건 당시 대대적 안전시스템 개선을 통해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했고, 최근 불거진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건에서도 선제적이면서도 근원적인 대책 발표로 다시 한번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17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SDI는 ESS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성 강화 조치를 통해 다시는 기존과 같은 대형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재 능력을 갖췄다.

삼성SDI는 지난 1년 동안 국내 전 ESS 사이트를 대상으로 ▲외부 전기적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 ▲ESS 설치 및 시공상태 감리 강화와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실시 ▲배터리 상태(전압, 전류, 온도 등)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운전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실시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화재 확산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개발, 신규 제품은 물론 기존 모든 사이트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최대 2000억원이 소요되는 비용은 모두 삼성SDI가 부담하기로 했다.

국감 발표 내용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에 설치된 ESS 사이트는 총 1490곳이며, 이 가운데 26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삼성SDI 배터리가 사용된 곳은 9곳이다.

지난 6월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 시스템 및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 및 보호 체계 부족 등 복합적인 원인을 지목했다. 배터리 자체에 대한 책임은 밝혀지지 않았다.

삼성SDI는 "비록 자사의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잇따르고 있는 ESS화재로 인해 국민과 고객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로 이번 고강도 안전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다시는 기존과 같은 화재 유형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책명도 'ESS시스템 안전성 강화 근원적 대책'으로 명명했다.

이번 ESS 안전대책을 총괄한 임영호 중대형전지 사업부장은 "대책 내용이 완료되는 이달 이후에는 기존과 같은 화재 유형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화재 방지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앞서 삼성SDI는 2016년 발생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절체절명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수천억원을 투입, 대대적으로 안전시스템을 개선하면서 오히려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당시 삼성SDI는 삼성전자의 갤노트7 리콜 발표 직후 천안사업장에 비상상황실을 꾸리고 '제품 안전성 혁신 TF'를 설치했다. TF에는 △개발 △제조·기술 △품질·검증 등 3개 분과에 임직원 100여명을 투입해 역대 최대 규모로 구성했다.

삼성SDI는 문제점으로 지목된 극판 눌림 등의 현상을 근원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개발 단계의 세부 관리항목을 강화하고, 전수 X-ray 검사 프로세스를 추가했다. 품질·검증부문에서는 샘플 수를 기존 대비 1000배 이상인 수만 셀 단위로 늘려 미세한 불량도 잡아낼 수 있도록 했다.

삼성SDI는 2016년 9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대대적인 안전 강화 조치로 고객사 이탈을 막아 곧바로 2017년부터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갤노트7 발화 사건으로 대대적인 안전 강화 조치에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 규모의 TF를 구성하고 결국 문제를 해결해 내는 경험을 갖게 됨으로써 폭발 위험이 상존하는 배터리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갖게 됐다"며 "이번 ESS 화재 근원 대책도 그러한 경험과 능력에서 나온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