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9년 10월 15일 06:54
EBN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정유-화학 경쟁서 상생으로"…롯데케미칼, 정유사 전방위 협력

GS에너지 합작사 '롯데GS화학' 설립…GS칼텍스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재료 수급
현대오일뱅크와 HPC 프로젝스 본격화…탈황중질유 활용해 NCC 대비 원가 절감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등록 : 2019-07-16 14:53

▲ 롯데케미칼 미국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빠른 속도로 석유화학 사업에 뛰어들면서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간 영역 다툼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이 정유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이색 행보를 보이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15일 GS에너지와 비스페놀A(BPA) 및 C4유분 제품을 생산하는 합작사 '롯데GS화학 주식회사(가칭)'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이 51%, GS에너지가 49%의 지분을 소유하게 되는 롯데GS화학은 향후 연간 1조원의 매출액,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오는 2023년까지 총 8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BPA 제품 20만톤 및 C4유분 제품 21만톤 생산규모의 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 4공장 내 약 10만㎡의 부지에 짓는다.

이번 협약으로 롯데케미칼은 폴리카보네이트(PC)의 생산원료인 BPA를 롯데GS화학으로부터 공급받아 PC 제품 가격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외부 의존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기존 C4유분 제품 사업도 확장한다.

GS에너지도 자회사인 GS칼텍스를 통해 프로필렌, 벤젠, C4유분 등을 롯데GS화학에 공급해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석유화학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노우호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이번 합작 투자를 통해 안정적 원재료 조달처를 확보한 점이 긍정적"이라며 "고부가 다운스트림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도 손 잡고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는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HPC)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HPC 공장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20만평 용지에 들어설 예정이며 공장 건설에 약 2조7000억원의 투자비가 투입된다.

HPC는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사용해 NCC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탈황중질유 등 정유 공정 부산물을 공급하고 롯데케미칼의 기술과 영업력을 통해 기존 NCC 대비 연간 2000억원 가량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는 "원료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더불어 국내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 2030년 매출 50조원의 세계 7위 규모의 글로벌 화학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유업계는 국제 유가 변동 및 수요 변화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유사업보다 비정유사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유사들이 석유화학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석유화학사업 경쟁이 심화되고 석유화학사들은 나프타 등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오히려 국내 주요 정유사인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와 협력을 강화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NH투자증권의 황유식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정유사와 합작함으로써 원재료를 안정적이고 낮은 가격에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유와 석유화학 기업 사이의 사업 영역을 구분함으로써 신규 경쟁을 제한한 가운데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미가 높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