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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IMO 2020 효과 "글쎄~"

6월 셋째주 복합정제마진 2.8달러…하반기 경유 수요 증가 기대
스크러버 설치 증가·PX 시황 하락세에 IMO 2020 효과반감 우려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등록 : 2019-06-24 15:30

정제마진의 지속적인 약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업계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IMO 2020 환경규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IMO 2020으로 인한 수요 진작은 한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6월 셋째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2.8달러로 다시 2달러대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3~4월 4달러대까지 회복됐으나 5월부터 다시 하락해 2~3달러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아시아권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는데 보통 배럴당 4~5달러 수준이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져 있다.

낮은 수준의 정제마진이 지속될수록 정유사의 석유사업 수익성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석유제품 수요도 부진해 석유사업을 향한 기대치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함량 규제가 실적 부진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MO는 전세계 모든 선박이 사용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기존에 선박에 사용된 벙커C유 대신 저유황 연료유를 사용하거나, 고유황 연료유를 사용하더라도 황산화물 배출을 줄여주는 스크러버를 설치해야 한다. 아니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을 도입해야한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일찌감치 저유황유 비중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약 1조원을 투자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짓고 있으며,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고도화율을 끌어올리면서 늘어날 경유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에 따르면 스크러버 설치 선박과 LNG 추진선 발주가 늘고 있는 점은 정유업계에 다소 안 좋은 소식이다.

스크러버를 이미 설치했거나 향후 설치가 예정된 컨테이너선은 844척으로, 이는 전체 컨테이너선의 16%, 선복량(TEU) 기준으로는 36%에 달한다. 스크러버 설치는 지난 2017년 말 300척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LNG 추진선도 5월 말 기준 155척이 신조 발주됐고, 운항 중인 선박도 163척에 달한다. 향후 환경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을 고려하면 LNG 추진선 발주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의 이응주 연구원은 "IMO 2020 규제로 2020년 경유 수요 및 마진이 좋아지겠지만 선사들도 저유황유 사용뿐만 아니라 스크러버 설치, LNG추진선으로 전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기 때문에 황함량 규제 효과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석유사업 부진에도 버팀목이 됐던 화학사업이 하반기로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도 IMO 2020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정유사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던 비정유사업 핵심인 파라자일렌(PX)이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PX 가격은 지난 1분기 평균 톤당 1061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 5월 평균 가격은 톤당 856달러로 급락했다. PX 스프레드도 500달러대에서 지난달 3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PX 스프레드 손익분기점이 톤당 270달러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흑자 상황이지만 화학사업 이익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PX 가격 하락은 중국 헝리(Hengli) 등 PX 생산설비의 대규모 증설 때문이다. 올해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PX 증설은 총 1300만톤을 상회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PX 부진으로 인한 화학사업 이익이 감소가 현실화되면 IMO 2020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에서 PX 대규모 증설이 예정돼 있지만 실제로 상업가동까지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