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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도입 검토 '그린 프라이싱'…"아직도 시기상조?"

전력거래 제도 개선·재생에너지 안정적 수급·가격 수용성 뒷받침 돼야
"제도 보완 선행돼야…기업의 자발적 참여 인센티브 강화도 고려 대상"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등록 : 2019-05-14 15:19

▲ ⓒ데일리안포토
정부가 재생에너지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그린 프라이싱(Green Pricing·녹색요금)' 제도 신설을 검토하면서 실제 도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어 그린 프라이싱 도입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 도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도입이 검토됐던 그린 프라이싱 제도가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힘입어 다시 수면위로 올랐다.

그린 프라이싱 제도는 소비자가 기존 전기요금에 추가 금액을 자발적으로 지불하고 태양광·풍력발전 등으로 만든 전기를 구입하는 것이다.

그린 프라이싱의 도입으로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보, 정부의 재정 부담 경감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및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그린 프라이싱 제도, 국내 도입 여건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그린 프라이싱 도입을 고려했지만 제도화 동인이 부족해 논의에 그쳤다.

이후 2006~2007년 공공기관이 우선 참여하고 민간으로 확대하는 방식의 그린 프라이싱 도입이 검토됐지만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 부족과 NGO의 정부주도 도입 반대로 취소됐다.

2014년에도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전력판매시장 개방 부담 등으로 보류한 바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제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에서 에너지 가격·세제 정책방향으로 '소비자 자율형 녹색요금제도' 추진을 제시하는 등 그린 프리이싱 제도 도입을 다시 도전하고 있다.

▲ ⓒEBN
정부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을 통해 현재 7~8% 수준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40년 30~35% 수준으로 대폭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반 가정, 산업계 등이 적극 참여해야 가능하다.

최근 구글(Google), 애플(Apple), BMW,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소비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활용하겠다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재생에너지 활용·구입 확산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린 프라이싱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전력소매기업 또는 재생에너지 공급사를 선택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하며 재생에너지 수급 상황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기존의 화석연료 등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개선돼야 한다. 미국이 1993년 그린 프라이싱 도입에 성공한 이유는 이러한 요인들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 그린 프라이싱 제도를 도입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요금제도 개편을 통해 그린 프라이싱을 도입할 수 있지만 전력소매시장을 개방해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하지만, 현재 전력시장 여건으로 기업의 참여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전련계통 불안정성 등 재생에너지 수급 안정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원가가 높아 그린 프라이싱 도입 시 추가 지불해야 할 금액이 커 사회적 합의의 어려움도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조윤택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자발적 시장 제도화를 위해서는 현 전력시장 구조와 재생 발전 수급, 가격 측면에서 넘어야할 허들이 많아 충분한 검토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한 선진국 대비 재생 발전 단가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태양광·풍력발전 원가 하락 추세 등을 2~3년 지켜보고 제도화를 모색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세제 및 금융지원, 온실가스 감축 연계, 가격 변동 리스크 완화 방안 등 자발적 참여에 따른 인센티브를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