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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또 화재…배터리업계 깊은 한숨

2017년 8월부터 ESS 화재만 22건…정부 조사 결과 6월에나 나올 듯
LG화학·삼성SDI, ESS 충격 실적 반영…"하반기부터 시장 정상화 기대"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등록 : 2019-05-10 15:39

▲ 화재가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또 다시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배터리업계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북 칠곡군 가산면 학산리 태양광발전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발화 지점이 ESS인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태양광발전 시설은 잇단 ESS 화재에 가동을 중단했다가 재가동한 상황에서 불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해 ESS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전국 1490곳 중 화재 위험이 있는 사업장 대해 가동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이 태양광발전 시설은 가동을 중단하고 LG화학이 보강조치 한 배터리를 교체해 다시 가동을 시작했다. 보강조치를 진행한 이후에도 ESS 시설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ESS 시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ESS 화재는 2017년 8월부터 최근 칠곡 태양광발전 화재까지 총 22건에 달한다.

정부는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ESS 화재 원인을 분석하고 있지만, 화재원인 규명에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초 3월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5월로 미룬데 이어 또 다시 6월로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원인 규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토대로 실험을 거듭하고 있지만, 외부 환경 요인을 비롯해 ESS시스템에서도 배터리, 전력변환장치(PCS),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정확한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사 결과 발표가 계속 연기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 ⓒEBN
ESS 화재로 위축된 국내 ESS 시장도 문제다. ESS의 핵심 요소인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과 삼성SDI는 올해 1분기 ESS 충격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LG화학은 1분기 영업이익이 27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7%나 감소했다. 이 중 전지사업부문은 14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지사업 적자 요인으로는 ESS 화재와 관련된 대규모 손실충당금이 꼽힌다. LG화학은 1분기 ESS 손실 충당금으로 1200억원 가량을 반영했다.

삼성SDI는 1분기 118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 대비 65.1%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52.2%나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ESS 화재로 인한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정부의 ESS 화재 원인 조사 결과가 6월 중에 나오는 만큼 하반기부터 다시 ESS 사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ESS용 배터리를 더욱 강건하게 만들 것"이라며 "2분기에도 ESS 사업이 정상화되기 어렵겠지만 하반기부터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당초 올해 ESS 매출 목표가 전년 대비 80% 이상 성장이 목표였으나 50% 수준의 성장률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ESS 화재와 관련한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며 "정부의 원인 및 대책이 발표되면 바로 매출이 발생할 수 있도록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호주 등 해외 전력용 ESS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며 해외 ESS 시장 진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을 시사했다.

다만 정부의 ESS 화재 원인 및 대책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른다. 몇 차례 조사 내용 발표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ESS산업은 정부가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적극 육성하고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원인 및 대책을 발표하고자 할 것"이라면서도 "원인을 특정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여 (조사 결과 발표가) 상반기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ESS 화재 및 가동중단 조치로 빠르게 성장했던 ESS 산업이 크게 위축된 것도 사실"이라며 "빨리 원인 및 대책이 발표돼야 업계가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