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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전력중개 시장 열렸지만…"사업모델 다변화 필요"

전력중개사업 전력판매 및 설비 유지·보수 수수료 등으로 제한돼 시장성장 한계
컨설팅·공급 안정화·수요 감축 모델 주목…"정부 정책 변화 영향 커 유의해야"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등록 : 2019-04-19 14:54

▲ [사진=전력거래소]
재생에너지 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새롭게 전력중개사업이 떠오르고 있다. 올해부터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이 본격화됐지만 아직까지 수익성에 한계가 있어 다양한 사업모델 도입으로 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9일 에너지업계 및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의 향후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은 지난해 도입되고, 올해 2월 전력중개시장이 개설되면서 본격적으로 전력중개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은 1MW 이하의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같은 소규모 발전자원을 물리적 결합 없이 네트워크상에 모아서 전력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판매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정책을 적극 펼치면서 태양광 등 소규모 신재생 발전설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량은 처음으로 2GW를 넘어섰다.

또한 태양광 발전설비 증가로 한국전력과 장기고정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발전설비들이 늘면서 생산된 전력이 아깝게 폐기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개인 태양광사업자 수 증가에 따라 전력판매 행정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비용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소규모 발전자원을 모아 발전사업자를 대신에 전력을 판매하는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도입한 것이다.

정부는 전력중개시장의 조기 정착을 위해 기존의 다른 전기사업에 비해 중개사업 등록 요건을 크게 완화했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전력중개사업은 전력판매와 설비 유지·보수에 대한 수수료 수취만이 허용돼 시장규모가 작고 성장성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해외사례를 기초로 검토한 결과 전력중개사업은 ▲에너지 컨설팅 모델 ▲전력공급 안정화 모델 ▲전력수요 감축 모델 등으로 사업모델을 확대해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컨설팅 모델은 기상관측과 발전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고객의 발전 설비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발전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는 사업모델이다.

보고서는 "최근 ESS에서 화재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자연재해나 재난사고에 대비한 모니터링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실제로 미국 쉘 에너지(Shell Energy) 등 7개 전력중개사업자들은 전력판매 중개뿐 아니라 발전량 계량, 정산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에너지 컨설팅 모델은 중개사업자가 확보한 전력자원의 규모가 작아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다수의 고객을 모집해 가상발전소(VPP)가 구축되면 수익성이 확보돼 사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력공급 안정화 모델은 변동성이 큰 개별 발전자원을 출력이 안정적인 발전자원으로 전환해 그리드 안정화에 기여한 가치를 인정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독일은 그리드 안정화에 기여하는 가치를 인정받은 전력중개사업자들에게 정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중개사업자가 개별 발전설비의 발전 패턴을 파악한 후 상호 보완성이 높아지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전력을 공급하게 되면 국가 전력망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대용량 발전설비를 확보한 것과 동일한 효과"라며 "향후 소규모 전력자원의 안정성을 인정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마련되면 주요 사업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력수요 감축 모델은 전력거래소에서 전력수요를 줄이라는 지시가 발령될 시 이를 이행한 대가로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2년 국내에도 전기수요 절감분을 판매할 수 있는 수요자원거래 시장이 개설됐고, 전기차의 경우 충전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해 전력거래소에서 전력 감축 지시가 발령되면 충전을 중단해 정산금을 수령하게 되는 형태다.

향후 전기차와 ESS가 수요자원에 포함되고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면 사업모델이 현실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성지영 우리금융연구소 산업·글로벌센터 책임연구원은 "현재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은 초기단계로 시장규모는 작지만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사업모델이 출현하면 금융회사에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통신기업, 빅데이터, 블록체인, AI 관련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이 참여할 유인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소규모 전력중개사업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아 지원정책의 변화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