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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민간 최초·최대 SK E&S 'LNG 수송선' 타보니

4월 LNG수송선 출항…2020년부터 연 220만톤 미국산 LNG 수입
LNG수송선 보유로 가스 개발부터 운송, 공급까지 밸류체인 완성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등록 : 2019-04-18 08:07

▲ SK E&S의 LNG 수송선. [사진=SK E&S]
[울산=최수진 기자]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민간 기업 최초의 액화천연가스(LNG)수송선이 지난 17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쾌청한 하늘을 가로지르는 수어개의 크레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우렁찬 기계음이 조선소를 메운 가운데 부두에 정박한 붉은색과 살구색으로 도색된 LNG선이 거대한 위용을 아낌없이 자랑했다.

SK E&S의 첫 LNG수송선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LNG수송 1호 선박인 '프리즘 어질리티(Prism Agility)'호이다. SK E&S의 LNG 선박은 1호선 프리즘 어질리티와 2호선 '프리즘 브릴리언스(Prism Brilliance)' 총 두 척이지만 이날 프리즘 브릴리언스는 시운전 중이라 부두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두 척의 선박은 선체와 LNG 선적 규모 등이 동일한 '쌍둥이' 배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LNG수송선 출항 임박…미국산 LNG 100만톤 수입

길이 299m, 폭 48m, 깊이 61.9m, LNG 적재량 약 7만5000톤(18만CBM)으로 LNG선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프리즘 어질리티호는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오는 26일 명명식을 거쳐 이달 말 출항 예정으로 도색 등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이 선박의 가장 아래에는 LNG를 실을 탱크가 탑재돼 있으며 갑판 위로 선실구역이 마련돼 있다. 선실구역은 아래층부터 UPP Deck, A~E Deck, 브릿지(Bridge)로 구성돼 있다.

이 선박은 박스 형태의 화물창을 선체 내부에 설치한 형태의 멤브레인형 LNG선이다. 선박 가장 하부에는 육각기둥 형태의 LNG 탱크 4개가 탑재돼 있다. 멤브레인형 LNG선은 같은 크기의 다른 선박보다 더 많은 LNG를 운송할 수 있으며, 선체 특성상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해 운항성능도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 SK E&S의 LNG수송선 모형. ⓒEBN
LNG수송선은 수송 과정에서 LNG가 기화하는데 이를 최대한 줄여야 더 많은 LNG를 들여올 수 있다. 이에 프리즘 어질리티는 최신 화물창 기술(GTT Mark III Flex)을 적용해 LNG 손실을 하루에 0.085%로 최소화했다. 오래된 LNG수송선은 기화 손실률이 하루에 0.1~0.2%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선박의 화물창은 직접 드나들 수 없고 오로지 파이프로만 LNG를 싣고 이동할 수 있다. 크고 작은 파이프는 갑판위로 어지럽게 얽혀있었다.

LNG의 선적, 저장, 하역 등은 CARGO CONTROL ROOM에서 관리된다. 탱크의 압력, 온도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선박의 가장 위쪽에 자리하고 있는 브릿지는 선박의 조타실로 각종 레이더와 CCTV 등을 모니터할 수 있다. 선박 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선체 곳곳에 CCTV를 설치해 관리한다는 설명이다.

프리즘 어질리티호에는 총 28명의 선원이 탑승할 예정이며, 한번 출항하면 한국과 미국 프리포트(Freeport) LNG 액화터미널을 왕복하는데 약 50일이 걸린다. 선원들은 약 50일간 의식주를 배에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주방, 식당, 개인실, 샤워시설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특히 이 선박에는 해수를 끌어올려 조성한 수영장도 마련돼 있다.

이밖에 불시의 상황에 대비한 빨간색의 구명정도 선체 양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구명정의 최대 탑승인원은 한 척당 50명으로 비상시 모든 선원이 여유 있게 탑승이 가능하다.

이세근 SK해운 수석감독은 "구명정은 비상시 안전과 직결된 만큼 항상 정기적으로 구명정의 엔진 가동을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즘 어질리티호와 프리즘 브릴리언스호는 1년에 6~7회 운항해 미국산 LNG를 연간 각 50만톤씩 총 100만톤 가량을 들여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간 기업 최초 LNG 밸류체인 완성…안정적 에너지 공급

SK E&S의 LNG수송선은 민간 기업이 직수입할 LNG를 운반하는 국내 최초의 LNG선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현재 한국 국적의 LNG선은 총 27척으로 모두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하는 LNG를 운반하고 있다.

SK E&S가 민간 기업 최초의 LNG수송선을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은 미국의 셰일혁명에 선제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LNG를 수출하고 수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장이 크지 않았다. 이 때문에 LNG 시장은 판매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왔으나 미국산 LNG의 수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구매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 SK E&S의 LNG 수송선. [사진=SK E&S]
SK E&S는 미국의 셰일혁명에 주목하고 2013년부터 미국 가스전 및 액화플랜트에 투자해왔고, 2016년 5월에는 현대중공업에 2척의 LNG수송선을 발주했다. 2016년 연간 LNG선 발주 규모는 7척에 불과할 만큼 조선 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었다.

박형일 SK E&S LNG사업부문장은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세계 최대의 원유 및 가스 생산국이 됐고 2016년을 기점으로는 LNG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산 LNG를 475만톤을 수입했고, 이중 SK E&S는 38만톤의 미국산 LNG를 수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LNG수송선이 본격적으로 운용되고 프리포트 LNG터미널이 가동되면 한국의 미국산 LNG 수입량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 E&S는 2020년 상반기 가동되는 미국 멕시코 만에 위치한 프리포트 LNG 액화터미널에서 연간 220만톤의 LNG를 앞으로 20년간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 프리즘 어질리티와 프리즘 브릴리언스는 각각 4월과 5월 출항할 예정이다.

특히 SK E&S는 우드포드 가스전에서 생산된 가스를 프리포트 LNG터미널을 거쳐 LNG선박을 통해 보령LNG터미널로 들여와 파주천연가스발전소, 위례열병합발전소 등에 공급하는 LNG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됐다. 가스 생산의 업스트림부터 운송의 미드스트림, 공급 및 발전의 다운스트림까지 전 밸류체인을 완성한 민간 기업은 SK E&S가 유일하다.

박 부문장은 "그동안의 LNG계약은 판매자가 정한 선박으로 정해진 곳으로만 들여오는 도착지 제한 규정 등 불공정 약관이 많았지만 미국산 LNG는 구매자가 원하는 곳으로 LNG를 들여올 수 있는 등 유연한 계약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기존 계약 관행대로 220만톤의 LNG를 수입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도착지가 한국인 경우 220만톤 전부를 한국으로 수입해야 했지만, 미국산 LNG는 100만톤은 한국으로 들여오고 나머지 물량은 프리포트 터미널에서 수급 상황에 따라 트레이딩을 통해 바로 다른 나라로 판매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박 부문장은 "경쟁력 있는 미국산 셰일가스를 국내로 도입해 에너지 안보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LNG산업을 선도하는 민간사업자로서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SK E&S의 LNG 수송선. [사진=SK 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