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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PEC 내년 탈퇴…흔들리는 석유 카르텔

비OPEC국가인 미국, 러시아의 국제 유가시장 영향력 급증
사우디 언론인 살해 및 예멘 내전 관련해 OPEC 역할 안보여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등록 : 2018-12-04 09:28

국제 유가를 좌지우지하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위상이 예전보다 급격히 줄어든 모양새다. 국제 유가는 사우디 왕세자, 트럼프 미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3인방의 목소리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OPEC의 원년멤버인 카타르가 내년 1월 1일에 OPEC을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드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장관 겸 국영석유회사 사장은 "액화천연가스(LNG)에 집중하기 위한 장기 전략에 따른 결정"이라며 "OPEC을 탈퇴하면 OPEC의 합의(감산 또는 증산)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의 하루 평균 산유량은 61만 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의 5% 수준이다. 국제 원유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1961년 창설된 OPEC의 원년 멤버의 탈퇴 선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알카비 장관이 LNG 때문이라며 선을 그은 것과 더불어 카타르가 사우디와 겪는 외교 갈등이 OPEC 탈퇴 선언의 가장 주요한 이유로 거론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OPEC의 영향력이 급감한 것도 카타르의 결정을 이끈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사우디, 미국, 러시아의 의견에 좌우되면서 과거처럼 OPEC의 합의가 힘을 쓰지는 못하는 행태다.

지난주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는 사우디 왕세자와 푸틴 대통령의 회담이 유가 시장의 관심사였다. 오는 6일 개최될 OPEC+회의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촉각이 모인 것이다. 이는 OPEC보다는 3국의 영향력이 더 작용한다는 방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산유량 증가를 대놓고 요구하며 사우디와 OPEC을 유가나 올리려고 담합하는 집단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에 맞서야 할 OPEC이 오히려 미국에 휘둘리는 모양새라는 점이다.

외신은 미 법무부가 OPEC을 담합 협의로 처벌하는 법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와 예멘 내전 등도 OPEC 입지 약화에 영향을 끼쳤다.

OPEC은 중동 산유국의 정치·경제에 깊숙이 개입한 서방에 맞서 비서방 산유국의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설립 취지에 무색하게 서방에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과거 에콰도르와 가봉이 OPEC 탈퇴 후 재가입한 사례는 있으나 이번 카타르의 결정은 OPEC보다는 미국 정부의 정책에 동참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결정된 것으로 해석되는만큼 카타르의 결정이 다른 OPEC 회원국들의 탈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