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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SK인천석유화학, 중국 수출 전진기지를 가다

SK날개단 뒤 5년만에 인천지역 최대 기업 '백조'로
초경질원유 분리시설·상압증류시설 공정 보유…수익구조 확보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등록 : 2018-04-17 16:48

▲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인천석유화학]


지난 16일 서울에서 버스로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인천 소재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초입의 경계는 삼엄하다. 국가보안시설 '가' 급에 해당하는 이곳은 한눈에 봐도 보안검색 절차가 까다롭다.

공장 입구로 들어서자 미로처럼 복잡하게 엉켜있는 긴 파이프 라인에 눈이 어지럽다. 부지를 가득 메운 육상비축 원통형 저장탱크, 창고형 물류보관장, 석유제품 파이프 등이 국내 정유산업의 높아진 위상을 뽐내듯 엄청난 외형을 자랑한다.

SK인천석유화학은 울산, 여수, 대산 등 석유화학단지가 아닌 도심 속 주거단지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도심 속 공장인 탓에 플레어 스택(배출가스 연소탑)의 높이는 다른 공장에 비해 낮지만 이곳의 굴뚝에서는 쉼없이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이 공장은 약 165만m²의 부지에 약 129만m²규모의 메인 콤플렉스와 약 33만m²의 율도터미널로 구성돼 있다. 메인 콤플렉스에서는 원유 정제를 통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한다.

율도 터미널은 송유관, 제품저장탱크, 부두가 있어 중국과 동남아 수출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해 실적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최근 SK인천석유화학의 변신은 시황 등 주변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이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상압증류공정(CDU)과 초경질원유 분리공정(CSU)을 동시에 보유했다는 점을 차별적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상압증류공정은 원유를 비등점 차이에 따라 LPG, 납사, 등유, 경유, 중유로 분리하는 공정 시설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총 2개의 상압증류공정 설비를 보유 중이며 총 27만5000배럴의 석유제품을 생산한다. 초경질원유분리공정은 경질유 포함 초경질원유(컨덴세이트)까지 분리할 수 있다. 여기에 원유 정제설비인 CDU와 함께 컨덴세이트 스플리터를 동시에 보유, 시황에 따라 선택적인 활용도 가능하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초경질원유, 경질원유, 고유황 중질원유, 납사 등 다양한 원료를 시황 변화에 따라 빠르게 투입할 수 있어 경쟁사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진 회사"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의 원유 정제를 통한 항공유, 등유, 경유 등 경질 석유제품 생산 및 판매를 유지하면서 고부가 화학군인 PX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초경질원유 기반의 신규설비 가동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미주 등 원유도입선 다변화를 통해 전 세계 원유 20종의 처리가 가능토록 설비 유연성도 확보했다.

◆공장의 심장부 '조정실'…안전관리 컨트롤타워

상압증류공정, 초경질원유분리공정 등을 포함한 공장 내 설비의 작업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조정실로 들어갔다.

이곳은 각 설비들의 운영 상황을 시시각각 보여주는 자동화 계기판으로 가득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주거지역과 가깝기 때문에 더욱 안전·환경·보건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2006년 이후 안전·환경·보건 관리에만 약 3000억원을 투입했다.

조정실에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트러블, 가스 누출 등의 설비 문제를 전부 감지하고 컨트롤할 수 있다. 4조 3교대로 24시간 365일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정기보수를 실시하는 기간을 제외하고 조정실은 상시 운영된다. 원격으로 설비의 문제점을 찾고 해결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은 주거시설과 가까이 위치해 있어 소음, 안전, 악취 등을 방지하기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공장을 둘러싼 방호벽은 유사시 사고 방지를 위해 타 공장과 비교해 더 높게 설계돼 있다. 악취나 오염물질의 누출을 방지하기 위해 배수시설도 전부 파이프라인으로 개선했다.

◆수출 전진기지…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수출 '활발'

이날 공장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제1부두 현장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이 만든 제품의 수출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회사 측에 의하면 석유제품을 취급하는 1~3부두와 석유화학제품을 취급하는 4부두까지 총 4개의 부두를 보유하고 있다.
▲ SK인천석유화학 1부두에 납사 수출선박이 접안하여 제품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인천석유화학]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약 1682만톤의 물동량을 처리했다. 이는 인천항 전체 물동량의 10.1%이자 단일화주로는 현대제철에 이은 두번째 대형 화주다. 전체 물량의 51%가 수출됐고 49%는 내수로 쓰였다.

이날 1부두에서는 중국 다롄항으로 보내질 약 3만4000톤의 나프타를 싣는 작업이 진행됐다. 배가 접안돼 물량을 싣는 데에만 약 30시간이 소요된다.

회사 관계자는 "SK인천석유화학은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주요 3대 도시인 인천에 위치해 중국과 동북아 수출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K인천석유화학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3966억원을 달성하며 완벽하게 '딥체인지'에 성공했고, 올해도 견조한 정제마진 및 제품수요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SK인천석유화학은 회사의 성장과 함께 지역사회와의 상생방안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사회적가치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1969년 대한민국 세번째 정유회사로 탄생한 SK인천석유화학은 1990년대 중반 석유시장 자유화 조치 이후 석유제품 마진 악화에 IMF 금융위기 등이 겹치며 재무건전성이 급격이 악화됐다.

1999년 한화그룹(경인에너지)에서 현대오일뱅크로 경영권이 양도된 이후에도 경영여건이 호전되지 않아 결국 2001년 9월 부도가 발생했고 2003년 3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많은 아픔과 시련의 세월을 보냈다.

2006년 3월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가 법정관리 상태였던 인천정유를 인수하며 새로운 기회를 맞았지만 단순 정제시설로만 구성돼 경쟁사 대비 열위인 설비경쟁력 탓에 수익성은 제자리였다.

이에 SK에너지는 SK인천석유화학의 체질개선을 위해 2012년 5월부터 2년여 동안 총 1조 62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2014년 7월 단일공장으로는 국내 최대규모인 연간 130만톤 규모의 파라자일렌(PX, Para-Xylene, 페트병, 합성섬유 등의 원료가 되는 고부가 화학제품)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