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24일 09:53
EBN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탈원전 공방] 국책연구원장의 정책 제언...평가는 엇갈려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칼럼서 탈원전 정책 비판
"학계도 원전 찬반 갈려, 박 원장 현정부와 코드 안 맞아"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7-07-15 17:49

▲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주헌 원장.
국내 유일한 정부출연 에너지정책 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수장이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1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박주헌 에경연 원장은 정기간행물 에너지포커스 칼럼에서 "신정부가 설정하고 있는 에너지정책 방향은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이라는 점에서 매우 미래지향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속도의 문제는 남는다. 저탄소 탈원전이라는 최종 목표는 단숨에 뛰어가는 100미터 경기가 아니라 꾸준히 접근해야 하는 마라톤의 결승선과 같다"며 새 정부가 에너지정책을 서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원전과 석탄발전을 줄이고 천연가스발전과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석탄과 원자력을 대체할 천연가스는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주변국과 전력계통망이 연결돼 있지 않아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할 여건도 열악하다"며 "따라서 천연가스 비중 확대는 에너지안보를 취약하게 할 것이며, 간헐성의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전력수급 안정성을 약화해 전력가격을 크게 인상시킬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이 우리 앞에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에너지가격을 통한 수요관리 정책 △에너지세제 개편을 통해 에너지 효율 개선과 저탄소에너지 비중 확대 유도하는 가격신호 △에너지안보와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주변 국가들과 에너지시장 통합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천연가스 도입을 LNG뿐만 아니라 PNG로 다양화하고, 전력계통 연계를 통해 전력 수급의 안전판을 갖출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이러한 제반 여건이 갖춰질 때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저탄소에너지 믹스 목표를 향한 스퍼트가 가능할 것"이라며 "(새 정부가) 비록 조바심은 나겠지만 결국은 다가올 새로운 에너지 환경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우리 체질도 그에 맞게 개선돼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준비가 바로 새로운 에너지정책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경연이 국책연구기관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비판한 박 원장의 칼럼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에경연은 국가 에너지정책에 전문적 근거를 제공하는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에너지분야를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정책을 만들거나 추진할 때 에경연이 이에 대한 연구용역 등을 수행함으로써 전문적 근거를 뒷받침해왔다.

하지만 최근 에경연은 잇따라 새 정부 에너지정책을 비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20일 에경연이 보도자료로 낸 '신정부 전원구성안 영향분석'에서는 탈원전 탈석탄 추진 시 발전비용 상승으로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고, 사회적 갈등도 늘어날 것이라는 내용이 실렸다.

에경연은 2012년 7월부터 세계원전시장인사이트라는 격주 발행 간행물을 내놓고 있다. 간행물에는 주로 세계 원전산업 현황과 경제적 효과 등이 소개돼 있다. 이 간행물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지원으로 발행되고 있다.

에너지업계에서는 박 원장의 태도를 놓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 수장으로서 옳지 못하다는 의견과 중립적이고 객관적 목소리를 내야하는 학자로서 당연한 도리라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학계에서도 원전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고 있는데 박 원장은 찬성파 쪽에 속한다"며 "현 정부와는 코드가 맞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경연 측은 박 원장의 칼럼이 정부정책의 성공을 위해 지적한 것이며, 연구기관 수장으로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역할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에경연 측은 "박 원장은 칼럼을 통해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는 원전을 포기하는 장기적 방향설정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없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새정부의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믹스전환 정책 방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면서 "탈원전의 대장정에 나서되 현재의 국내외 에너지 수급환경 하에서의 성공적 정책추진을 위해 조금 비싼 에너지가격에의 적응, 수요관리 강화, 에너지국제협력, PNG 사업 추진 등을 통한 국내 에너지환경의 체질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함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의 내용은 정부정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을 지적한 것"이라며 "국가 에너지정책 전문 연구기관이자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기관장으로서 수행해야 할 당연한 역할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