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23일 17:12
EBN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창간특집-성장만이 살길이다]①활력을 되찾자

GDP 8분기 연속 0%대...가계부채 증가-소비 둔화-투자감소 악순환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중소.중견기업 육성 체질 바꿔야
노동생산성 향상 급선무...기업투자 활성화 규제 철폐 선행돼야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3-05-20 08:22

한국경제가 2%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내부적으로는 ‘경제 민주화’를 전면에 내건 정치권의 공세까지 거세지고 있다. 이미 달러당 엔화 환율은 100엔을 넘어서며 엔저 현상이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조선, 자동차, 전자, 기계 등 수출기업은 벌써부터 초비상이다. 한국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래도 성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로 창간 13주년을 맞는 EBN은 우리 경제의 당면 현안과 문제점들을 총제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미국,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시장 현안을 점검하는 20여회의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편집자주>
▲ 한국경제가 8분기 연속 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 활력을 위해서는 산업 체질 개선과 중소중견 기업 육성을 통한 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9%를 기록하면서 8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나타냈다. 사상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4.0%에서 2.3%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2%에서 2.8%로 낮췄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1년부터 202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8%, 삼성경제연구소와 금융연구원은 3.6%, LG경제연구원은 3.4% 등으로 제시했다.

잠재성장률은 동원 가능한 생산요소를 투입해 부작용 없이 최대로 이뤄낼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현시점에서 한국경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3% 중후반대 성장률을 넘긴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인 셈이다.

잠재성장률도 3%대에 머물고, 올해 성장률도 2% 중후반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은 한국 경제의 앞날에 우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비관론의 배후에는 대규모 가계부채와 고용부진, 설비투자 감소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뿐만 아니라, 경제에 충격을 주는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가계부체는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가계부채는 1천조원을 넘어 1천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실질 가계부채는 1천98조 5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52조 1천억 원이나 급증했다.

가계부채 1천100조 육박...주택 경기부진에 소득 둔화에 ´질´ 갈수록 악화
실질 가계부채란 가계신용과 영세사업자나 종교단체 등 소규모 개인기업 대출 등을 합산한 수치를 말한다.

지난해 실질 가계부채는 가계신용이 959조 4000억 원, 소규모 개인기업 대출 등이 139조 1천억 원으로 전년 911조 9천억 원과 134조 5천억 원에 비해 47조5천억 원, 4조6천억 원 각각 늘었다.

가게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부채의 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주택 경기는 부진한데, 소득 증가도 둔화되고 있어 가계여신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3월말 기준 은행의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8%로 작년 말보다 0.09%p, 전년 동기보다 0.07%p 확대됐으며, 이중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72%로 작년 말보다 0.07%p 높아졌다.

이는 그대로 민간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분기보다 0.3% 감소하면서 1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소비가 줄었다.

국민 소비는 꽁꽁 얼어붙다보니 내수는 둔화돼 고용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용감소는 가계부채 증가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3월 고용률과 실업률이 전년동월대비 0.2%p씩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실업률은 3.2%를 나타냈는데, 청년실업률은 7.5%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경기.고용흐름과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고용둔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 신규채용 감소와 내수 둔화 등으로 작년 4분기 이후 청년과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3월 전 산업 생산도 전년동월대비 0.9% 줄었다.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 등 모두 감소했다.
▲ 경제 활력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활발한 기업 투자가 선행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SK에너지 울산 콤플랙스 전경ⓒSK이노베이션

1분기 전체로는 전 산업 생산이 소폭 증가했지만, 3월 들어 큰 폭으로 줄어든 것. 광공업의 경우 3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서비스업, 설비/건설 투자 등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3월 들어 다시 뒷걸음질 쳤다.

정부 관계자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악화됐으며 동행지수도 동반 하락하는 등 경기 회복 모멘텀도 약화되고 있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민간경제 둔화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은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분기 설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11.5%나 감소했다. 작년 연간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1.9% 줄었다.

이처럼 경제 지표들이 하나 같이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좌절했던 중남미 국가와 일본의 20년 장기불황을 언급하며,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각성을 역설하기도 한다.

경제 지표 악화는 한국 경제가 무기력 상태에 빠졌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계부채 증가-민간소비 둔화-기업투자 감소 등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고는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 성장 모델은 한계에 직면했다. 고용창출에 따른 가계 소비 증가와 민간 경제의 견실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 육성의 정책적 전환이 이뤄져야한다.

수출주도 성장 모델 한계, 경제 체질 개선해야...노동생산성 향상 급선무
제조업 중심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산업 등의 서비스업 육성으로 산업 체질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선진국 진입을 위한 전제 조건인 노동생산성 향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OECD 회원국 34개국 중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근로시간은 OECD 국가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은 오래하지만, 효율이 극히 떨어진다는 소리다.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6만2185달러로 OECD 평균 대비 79.9%, 미국의 60.6%, 일본의 86.6% 수준에 그쳤다.

아울러, 노사 관계의 성숙도 우리 경제가 풀어야할 숙제다. 노조내 주도권 싸움에 회사 경영이 무력화되고, 노노간 갈등은 사회 경제적 비용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기아차 노사간 합의된 주말특근이 실시되지 않아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수출이 타격을 입었다.

4월 자동차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5.6%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6.0%나 줄었다. 현대.기아차 노사가 합의하 주말 특근이 실시되지 않았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경제가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선행돼야한다. 하지만, 강성 노조의 입김에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번번히 좌초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라면서 "현대자동차 노조 내부 계파간 주도권 싸움이 겪화되면서 당장 노조원들의 이익만을 볼 뿐 회사 경영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노조가 당장 노동생산성을 높이자고 하는데 있어 당장 불편할 수 있지만, 생산성 향상에 따른 과실을 공유하는데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가 선행돼야한다는데 이견은 없다. 경제 불확실성도 있지만, 기업들이 돈을 회사안에 계속 쌓아놓고 있었던 데는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 탓도 있었다.

최근 정부가 30대 그룹간 사장단 간담회 및 청와대 투자 회의 등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를 풀어주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부처간 협업을 통해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더 큰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투자를 가로 막는 여러 요인들에 있어 과감한 결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