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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불에 강한 ´슈퍼섬유´…휴비스 아라미드 공장

´메타원´ 상업생산 활기…국내 첫 ´메타 아라미드´ 양산
2분기 100% 가동 돌입, 2013년 연산 3천t 증설 계획

최밍키 기자 (mkchoi@ebn.co.kr)

등록 : 2012-03-31 06:00

▲ 전라북도 전주시에 위치한 휴비스 전주공장. 장섬유, 단섬유, 칩을 비롯해 슈퍼섬유인 메타 아라미드를 생산하고 있다.

[전주=최밍키 기자] 하얀 솜뭉치는 만져보니 촉감이 부들부들했다. 보통 이불솜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손톱만큼 뭉쳐서 양쪽으로 당겨보니 아무리 힘을 줘도 끊어지지 않았다. 생산 담당자는 "손으로 당겨봤자 살갗만 베인다"며 "이게 바로 소방복 소재로 쓰이는 슈퍼섬유 ´메타 아라미드´"라고 소개했다.

지난 29일 전라북도 전주에 위치한 휴비스 아라미드 공장. 3천여평 규모의 아라미드 생산 현장에는 휴비스의 ´비밀병기´가 출하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산 현장 출입구에는 3~4명의 직원들이 가로세로 1m 길이의 육면체로 포장한 메타 아라미드를 지게차로 옮기느라 분주했다.

입구에 붙여진 ´출입통제지역´이라는 푯말은 이 사업의 중요도를 보여주는 척도. 현장 안내를 맡은 김효승 휴비스 홍보팀장은 "허가없이는 회사 직원이라도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아라미드 생산시설은 2층 짜리 건물에 4층 규모의 중합반응기가 연결돼 있다. 출입구 안쪽에는 ´휴비스(Huvis) 메타원(MetaONE)´이라는 로고가 박힌 제품이 가득차 있다.

휴비스 아라미드 섬유 생산팀 백승덕 팀장은 "메타원은 휴비스가 3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최초로 상업생산하고 있는 메타계 아라미드 섬유"라고 설명했다.

그저 하얀 솜뭉치 같지만 여기에는 고도의 화학섬유기술이 숨어있다. 고분자 화합물인 IPC(산의 일종), MPD(메틸레디아민)를 중합반응시켜 단단한 구조의 결합고리를 형성시키는 게 첫 번째 공정이다.

이를 특수한 성분의 용액에서 중합시킨 후 알칼리 성분을 넣어서 중화시키고 불순물을 회수하면 메타 아라미드가 만들어진다. 불순물 없이 순도가 높은 메타 아라미드를 만드는 게 기술력이다.

이후 실에 열을 가해 늘려주는 작업을 진행해 강도를 강화시키면 머리카락의 5분의 1 굵기(2데니아)로 메타 아라미드가 완성된다.

▲ 출하를 앞둔 휴비스의 메타 아라미드 ´메타원´.
슈퍼섬유 중 하나인 메타 아라미드는 섭씨 400℃ 이상의 고온에서도 쉽게 녹지 않고 연속적으로 200~210℃까지 견딜 수 있는 내열·난연 소재다. 전기절연성도 뛰어나며 소방복, 구조복, 용접복, 전기공사 작업복, 화학회사·연구소 보호복, 건축자재 등으로 용도가 늘고 있다.

휴비스는 2006년부터 메타 아라미드 개발에 착수했다. 2009년 6월 메타 아라미드 섬유 기술개발에 성공,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메타원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1년 연산 1천 규모의 메타 아라미드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가격대는 다른 섬유와 비교할 경우 일반 폴리에스터가 kg당 2달러, 탄소섬유가 kg당 약 25달러인데 비해 메타 아라미드는 kg당 약 13~15달러 수준이다.

휴비스의 메타원은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지 6개월만에 80% 수준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하루 2.5~3t 가량 생산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풀가동 체제에 돌입한다. 메타원의 공급처 비중은 국내 40%,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시장 60%다.

백승덕 아라미드 생산팀장은 "미국의 부직포 생산업체인 앤드류 등 해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4월에는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리는 산업섬유전시회에 실제 양산되고 있는 메타 아라미드를 출품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생산 현장에서는 메타 아라미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원표 휴비스 전주공장 공장장은 "전세계 메타 아라미드 시장은 연산 2만~2만5천t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중 20분의 1에 달하는 물량을 휴비스(1천t)가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장은 "메타 아라미드의 생산량을 3천t 규모로 확대할 수 있도록 내년 하반기까지 설비증설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삼양사 공장시절부터 40년간 쌓아온 화섬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 고객사에 만족스러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비스는 2000년 SK케미칼과 삼앙사가 화섬 부문을 분리해 출범시킨 화학섬유·소재 기업이다. 굴지의 화섬업체들을 모태로 탄생한 휴비스는 장섬유, 단섬유, 폴리에스터 원료인 칩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단섬유 생산량 1위, 전세계 LM(Low Melting)·Conju 생산량 1위, 장섬유 국내 생산량 3위를 기록했다.

생산규모는 전주공장(41만t), 울산공장(14만t), 중국 사천공장(16만t) 세곳에서 연간 약 70만t 수준이다. 2009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전세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3%, 114% 증가한 1조669억원, 748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로 통한다.

휴비스는 올해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신성장 동력으로 슈퍼섬유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고온에서도 쉽게 녹지 않는 메타계 아라미드 메타원(MetaONE), 내화학성이 우수한 PPS섬유 제타원(ZetaONE) 등을 앞세워 슈퍼섬유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 메타 아라미드와 모양이 비슷한 단섬유. 휴비스는 기술 보안의 문제로 메타 아라미드 공정 과정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